1897년 2월 아관파천에서 경운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각료들의 진정을 받아들여 황제에 오르는 방식으로 열강들의 반대를 비껴가는 전략을 고안해 냈다. 사실 이미 갑오경장 때 왕을 황제로 격상시키려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 조선의 실권이 청(임오군란 후)에서 일본(청일전쟁 후)으로, 다시 러시아(아관파천 후)로 요동치는 정치상황에서 황제 즉위는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나 열강들의 세력 균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반대의사를 보이지 않자, 고종은 연호를 광무로 바꾸고 황제 즉위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고종은 1897년 10월 12일 새벽 2시 야심한 밤에 원구단에 올라 제위에 오름을 하늘에 고함으로써 황제가 됐다. 국호도 대한제국으로 바꿨다. 더 이상 열강들의 내정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지만, 힘이 없는 황제였고 시대도 황제를 허락하지 않았다. 대한제국은 그 후 13년을 연명하다가 1910년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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