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600억 투입, '될성부른 벤처' 집중 육성
경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갖췄다. 삼성이 파트너로 참여한 구미센터와 포스코와 손을 맞잡은 포항센터다.
포항센터는 포스텍(포항공대) 융합동 'C5' 5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업체는 20개사. 시뮬레이션 공간'모형제품전시실'회의실'상담실'제품조립실 등이 갖춰져 있다.
지난 1월 문을 연 포항센터는 민간자율형센터라는 점에서 민'관 합동으로 운영되는 다른 17개의 센터와 차이가 있다. 포항센터는 독자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신성장 산업을 이끌 벤처를 키운다. 기업 발굴과 투자 규모 등 일체 작업을 민간이 주도한다. 창업 및 강소기업 육성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다른 혁신센터와 궤를 같이한다.
포항센터는 포스코의 색깔이 많이 묻어난다. 연구개발과 주도면밀한 심사 등이 포항센터가 가진 강점인데, 이를 포스코가 심어줬다. R&D 투자금액도 상당하다.
포스코는 포항센터에 5년간 R&D비용을 포함해 총 3천600억원을 투자한다. 포항센터는 에너지, 소재, 환경,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분야 벤처 예비 창업자를 키우는 동시에,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인큐베이팅으로 옥석 가리기
포항센터는 가능성 있는 벤처 예비 창업자들을 키우기 위해 깐깐하고도 신중한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다. 인큐베이팅은 벤처를 통해 이미 성공한 창업자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업가, 투자자, 회사원, 연구원, 교수 등 각계의 눈을 통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길게는 3년이 소요되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지원을 결정하는 심의도 1년마다 되풀이된다.
센터에 입주하더라도 기대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원이 중단된다. 벤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엄격한 관리 때문에 이곳 입주 공모 경쟁률은 다른 곳의 10분의 1에 불과한 3대 1 정도다. 하지만 입주 후 안정적인 벤처기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포항센터는 우수한 기업들을 가려 보다 많은 지원을 펼치기 위해 포스코의 벤처 지원사업인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서 최종 선발된 기업에 대해서도 올 하반기부터 입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센터를 통해 아이디어 사업화, 기술 이전에 관한 단계별 멘토링을 비롯해 창업교육, 아이디어 구체화와 시제품 제작 등 각종 인프라를 지원받게 된다. 창업보육기관과 연계해 기술개발, 기술사업화 및 기술거래도 지원받는다.
◆센터는 지역경제 저변 확대의 엔진
포항센터는 경제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소기업육성 기술지원단, 포항시 클린포항 전문기술지원단 등도 이의 연장선이다. 포스텍, 한동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의 전'현직 연구원, 교수진, 포스코 출신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50여 명의 지원단은 협업을 통해 벤처기업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R&D 과제를 발굴한다.
지난 4월 발족한 강소기업육성 기술지원단은 금속'화학'재료공학'신소재'기계'전자'전기'환경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기술지원단은 글로벌 벤처로 성장 가능한 기업을 선정해 R&D 활동과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한편 해외사업 확장도 돕는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마케팅'법률'금융'설비 부문 등의 자문도 병행한다. 포항의 인재가 우수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과감히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벤처정신을 일깨우는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RIST를 주축으로 포스코와 포스코ICT, 포스텍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클린포항 전문기술지원단은 지난 6월 포스코와 포항시의 상생협력 강화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후속조치로 만들어졌다. 스마트에너지지원팀, 에코(ECO)산업단지지원팀, 스마트팩토리지원팀으로 구성된 전문기술지원단은 포항철강산업단지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시스템 구축 및 에너지 효율화 방안, 환경유해물질 배출 저감과 부산물 재활용 기술 등을 지원한다.
포항센터 강주환 팀장은 "포항센터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지원과 강소기업 육성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가 가진 고유벤처 지원 프로그램과 전 세계에 구축된 네트워크,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이 유기적으로 잘 맞물리면서 앞으로 상당한 벤처기업 육성 효과가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교육'연구개발'투자유치 등을 통해 많은 벤처기업들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센터 혁신 사례…투명 전도성 발열체 도와
#라온닉스 박근주 대표는 '투명 전도성 발열체'(TCM)를 수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해 냈지만, 정작 업계의 주목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포항센터)를 만나자, 묻힐 뻔했던 그의 기술은 빛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쥐며 8억7천만원의 투자협정까지 이끌어냈다. 그의 기술은 적은 전력으로 쉽게 물을 데울 수 있기 때문에 생활가전, 난방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손영빈 씨는 대학원 시절 학업을 병행하며 2년 반 동안 연구한 '비행체 항법'에 대한 사업성을 인정받고, 포항센터와 인연을 맺은 20대 예비 창업자다. 자동이착륙'자동배터리 충전과 교체'장애물 자동인식 및 회피'고장감지 등이 완성되면 무인비행체 드론의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화된 드론이 그의 손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만들면 포항센터가 기술을 보호(특허)해 주고 판매(마케팅)에 적극 나선다. 둘의 조합이 철강도시 포항을 새로운 신성장 미래 산업으로 이끌고 있다.
▶포항센터 향후 사업=에코(ECO)산업단지 조성, 연료전지 등 첨단소재 클러스터 조성, 에너지절감형 공장솔루션 등 3개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먼저 포항철강산업단지를 '에코산업단지'로 조성해 부산물 제로화에 도전한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부산물을 회수'처리해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재활용할 계획이다. 또 미래 성장동력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리튬'니켈 등의 첨단소재 클러스터 조성에도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포항센터는 지원대상기업과 포스코의 동반성장형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목표로 제시한 리튬 합금을 이용한 부품소재 개발과 습식 니켈제련 기술 상용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포스코 고유의 친환경 기술 노하우를 관계기관 및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에너지 절감형 공장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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