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의 출몰이 빈발하면서 온 나라의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주민들의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잡식성 동물인 멧돼지는 야산 주변을 무리지어 다니며 애써 가꾼 농작물을 마구 파헤치는가 하면, 대도시 지역에까지 나타나 시민들을 놀라게 하기가 일쑤이다. 경북 도내 곳곳에서도 급증하는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멧돼지'고라니 등 야생동물과의 한판 전쟁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최근 3년간 경북 도내의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46억4천200만원에 달한다. 그중 멧돼지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이 30억8천900만원으로 전체의 66.5%를 차지한다. 경북도는 유해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3년간 51억3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전기목책기와 철선 울타리 등 시설을 지원하는 한편 야생동물 포획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천적이 없는 자연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는 멧돼지 집단의 위협을 퇴치하는 원천적인 방안은 총을 든 사람들의 집중 포획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농가에 지원하는 농작물 피해 발생 보상금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절차도 복잡해 유명무실하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이다. 막는 것도, 피해 보상도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피해가 커지자 경북도는 올해부터 권역별 순환수렵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엽사(獵師)들에게 멧돼지 사냥을 허용하고 개체 수 조절을 위한 포획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엽사들도 이렇다 할 인센티브가 없는 이상, 사냥개를 희생시켜 가면서 멧돼지 포획에 앞장서지 않을 것이다.
포획한 야생동물의 사후 처리도 문제이다. 포획한 야생동물의 상업적 목적의 거래'유통을 금지한 가운데 수렵인이 알아서 소비하거나 소각 또는 매립 처리하게 한다면, 비용과 뒤처리가 부담스러워 엽사들이 필요 이상의 사냥을 꺼릴 것이다. 유해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포획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피해 농민과 엽사들의 현장 사정을 제대로 파악한 가운데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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