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4일째 소비자들 불만 터트려…전통시장도 동참 "큰 폭 할인은…"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소문난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행사가 4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할인품목과 할인율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한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할인율이 가을 정기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전자제품이나 명품 등 고가 품목은 제외된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맞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4일 한 백화점을 찾은 김진형(40) 씨는 "하도 떠들길래 혹시나 싶어 왔는데 역시나 실망만 했다. 하루 전날 필요한 물건 목록도 정하는 등 단단히 준비했는데, 할인 품목이나 가격은 전날과 다를 게 없었다. 화장품도 한두 품목만 할인하고, 생필품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블랙 프라이데이가 실속 없이 진행되는 이유는 제조업체가 배제된 채 유통업체만 참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를 위해 제조업체가 1년간 준비한다.
그러나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는 정부가 한 달 전 조급하게 준비하면서 제조업체로부터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역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제조업체 도움 없이 유통업체만 치르는 할인행사는 한계가 있다. 백화점 마음대로 할인 폭을 70~80%씩 강요할 수 없다"며 "재고 물량을 털어내려는 입점 브랜드 몇 군데와 협의해서 간신히 분위기만 내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참여업체인 롯데'현대백화점과 불참업체인 동아백화점 등의 할인 폭은 10~30%로 비슷하다.
서문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도 뒤늦게 행사에 동참, 분위기를 반감시키고 있다. 서문시장을 비롯한 대구경북 전통시장 20여 곳은 5일부터 11일까지 할인 행사에 동참한다.
시장에서 의류점을 하는 이모(46) 씨는 "시장 특성상 대대적 할인율을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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