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내일학교 졸업·입학식…초등 졸업생 평균 연령 68세
올해 아흔이 된 조남애 할머니는 23일 꿈에 그리던 초등학생이 됐다. 일제강점기 충북 영동에서 태어난 조 할머니는 소학교 분교에서 일본인 교사로부터 일본어를 조금 배운 것이 학력의 전부다. 하지만 이날 대구내일학교에 입학, 1년 뒤에는 초교 졸업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조 할머니는 "일제강점하에선 한국 처녀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데려가는 분위기여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일찍 시집을 갔다"며 "우리글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소리 나는 대로만 적을 수 있어 부끄러웠는데 이제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초'중학교 학력 인정 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 졸업식과 입학식이 이날 오전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초등과정 졸업식에는 지난해 9월 입학한 179명의 학생 중 121명이 꿈에 그리던 사각모자를 썼다. 이들 졸업생의 평균 연령은 68세.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중학 과정 제2회 졸업식에선 27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김태선(61) 할머니는 "이 나이에 공부한다고 대통령이 될 것도 아니지만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게 즐겁다"며 "버스 노선을 묻지 않아도 되고, 거리 간판을 읽을 수 있고, 가족들에게 내 생각을 글로 전할 수도 있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하봉숙(80)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데 이어 중학 과정도 배우게 됐다. 마음이 무척 설렌다"고 했다.
졸업식과 함께 열린 입학식에선 초등 과정 153명(주간반 142명, 야간반 11명), 중학 과정 120명이 입학했다. 입학생 평균 연령은 초등 과정 68세, 중학 과정 64세다. 초등 과정 주간반은 명덕초교 등 4개교, 야간반은 중앙도서관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중학 과정 수업은 제일중학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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