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민심을 잡으려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노동 개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생 파탄 등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강조하면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 도입 추진 비판 등에 나서고 있다. 사람들이 이것만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 총선 전망, 여야 공천권의 향배, 나아가서는 차기 대선주자 등에 이르기까지 더 흥미로운 정치적 상황을 놓고 갑론을박할 것이다.
올 추석은 어느 때보다 정치적 화제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원내대표직에서 내쳐 정치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 드라마의 서막이 올랐다. 청와대와 여당 내 역학관계가 급속히 청와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의 사위 마약 파문이 불거져 그가 연내에 '정리'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 때 배제된 대구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설이 제기되었고 유승민 의원이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을지도 관심사다.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친노 세력과 반문재인'비노 세력 간의 난타전과 분열상은 십중팔구 민심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추석 정치 토론'은 대개 같은 집안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맹목적으로 옹호하거나 반대 정당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논쟁이 과열되다 보면 자칫 얼굴을 붉히거나 말싸움 이상의 다툼으로 번진다. 그래서 일부러 정치 이야기를 피하기도 한다. 여야를 불문하고 냉소적으로 싸잡아 비판하는 때도 많다. 정치란 정치꾼들의 다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고 욕지거리를 퍼부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데 만족하는 것이다.
정치가 삼류로 평가받는 현실에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정치를 무턱대고 비판하기만 하는 유권자들의 태도가 걸림돌이 된다는 점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야의 정쟁이나 정당 내 계파 간 다툼, 유력 정치인들의 권력 다툼 등에 국한되는 정치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요 정치인들의 행보와 발언에 담긴 가치,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둘러싼 여러 입장, 정치 혁신에 담긴 의미 등을 잘 살펴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만 누가 국민을 호도해 기득권에 안주하려는지, 누가 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 정치에 무관심할 게 아니라 좀 더 관심을 두고 때로는 공부도 해야 정치에 대한 채찍질을 올바르게 할 수 있다. 이번 추석부터 정치에 대해 눈을 부릅뜨는 노력을 해 보자. 그러면 정치가 밥을 먹여주고 그 이상도 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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