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교육 지원 팍팍 '희망 교육' 심어주는 원전

입력 2015-09-21 01:00:09

한울원전, 9개 초중고에 기자재 지원…월성원전, 인재양성 영어마을캠프

원자력발전소는 교육 인프라가 약한 어촌 마을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는 교육 인프라가 약한 어촌 마을에 새로운 '교육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사진은 울진 한울원전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는 영어체험마을. 한울원전 제공

서울 유명 학원 강사 A씨는 주말이면 울진으로 향한다. 서울에서도 인기강사로 불리는 그는 따로 시간을 내 울진을 찾아 주말마다 수험생들을 지도한다. 진로상담과 각 학교별 모집요강 설명은 덤이다.

A씨는 입시전략을 짜는 데 있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최신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한다. 몸값 비싼 A씨가 흔쾌히 울진을 찾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며 받은 지원금 중 상당 부분이 이처럼 학생들의 교육비 지원에 쓰인다.

원전이 자리한 지역 대부분은 바닷가를 끼고 있는 어촌형 마을이다. 이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비해 교육인프라가 약할 수밖에 없다.

원전지원금은 교육 악조건을 상쇄하기 위한 용도로 제일 먼저 쓰인다. 울진의 경우 원전지원금 혜택을 다양하게 받고 있는 울진고가 전국 유명 사립고 못지않은 성적을 내며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14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영어 A영역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수험생 97명 가운데 24%가 1'2등급에 포함되는 성과를 올렸다.

울진 한울원전은 발전소 주변 지역 9개 초'중'고등학교에 각종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또 원어민 영어 강사와 영어마을 연수, 학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시행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크게 올려놓았다. 2010년부터 매년 지원한 교육장학사업 비용도 100억원을 넘어섰다.

죽변중'고등학교도 한울원전의 도움을 받아 전국 최고의 사격 명문학교로 발돋움했다. 2013년 전국사격대회 전관왕(그랜드슬램) 달성, 2014년 청소년 국가대표 배출 및 중'고 연맹 전국사격대회 개인전 2위, 올해 국가대표 상비군 배출 등의 쾌거를 연이어 이뤄냈다. 국제대회 규격의 사격장 건립과 장비 지원, 합숙소 설치 등을 적극 지원한 결과다. 이런 이유로 울진에서는 "형편 때문에 자녀들 사교육이 어렵다면 울진에 와서 살면 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자리한 장안고등학교는 고리원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받은 이 학교에 고리원전은 첨단기자재를 구입해주고 전문강사를 채용해 줬다. 개별 맞춤식 심화학습도 진행해 올해 대입 수시 전형에서만 8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우수대학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고리원전은 주변 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를 탐방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탐방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외고 및 대학 진학 시 가점을 준다. 고리원전은 장애청소년 직업교육을 맡고 있는 부산해마루학교에 실내골프연습장을 지원, 학생들의 치료와 더불어 골프선수로서의 꿈도 응원하고 있다.

한빛원전(영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운동선수로서의 꿈을 버리지 않도록 체육 꿈나무들을 발굴해 후원하고 있다. 올해 후원대상자 가운데는 전국소년체전 등 전국 단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유소년 여자축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도 이 후원프로그램에 의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월성원전(경주)도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영어마을 캠프를 열고 있다. 캠프에서는 원어민 강사들과의 수준별 맞춤학습과 토론 및 실습 등을 통한 영어 실전 감각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과학 꿈나무들을 위한 주니어공학기술교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수한 대학생들을 멘토로 선발해 원전주변 청소년들에게 학습 및 진로를 조언해 주는 '아인슈타인 클래스'도 인기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 발전소별로 공통 운영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멘토와 멘티는 지난 5년간 각각 268명, 1천943명에 이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