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5천억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 18명 적발

태국·말레이에 서버·환전 사무실, 칠곡·부산서 회원 모집

경찰이 압수한 현금 2억2천500만원, OTP 등 증거물 101점.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국내외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온라인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5천억원대의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A(27) 씨 등 18명을 적발하고 이 중 13명을 구속했다. 또한 이들에게 돈을 받고 금융거래접근보안매체(OTP)와 통장계좌를 빌려준 혐의로 대학생 B(24) 씨 등 4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박사이트 국내 총책인 A씨는 선'후배들을 모아 지난 2013년 2월부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서버와 충전'환전 사무실을, 부산과 경북 칠곡에 회원모집 사무실을 각각 차려놓고 회원 1만여 명에게 5천~100만원을 걸게 하고, 국내외 스포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주는 방식으로 5천억원대의 도박장을 운영, 최근까지 50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학생 B씨 등은 시중은행에서 개설한 자신들 명의의 계좌통장과 OTP, 현금인출카드, 공인인증서가 든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계좌 모집책인 C(25) 씨에게 건네주고 50만~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대포통장을 모을 때 통장계좌 명의자나 대포통장 모집업자 등과 고속버스 수화물 등을 이용해 통장과 OTP 등을 주고받으며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특히 OTP 150여 개를 국제택배사 등을 통해 태국으로 유출해 도박사이트 운영 계좌로 사용했으며 2개월 이상 사용한 통장계좌는 폐기 처분하고 새 대포통장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OTP는 인터넷 은행 거래 시 본인을 증명하는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로 이체 한도가 없고 보안성이 뛰어나 자금 세탁하기에 쉽기 때문에 범행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 등의 사무실에서 현금 2억2천500만원과 OTP, 예금통장, 컴퓨터 등 101점을 증거물로 압수하고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전액 몰수할 계획이다.

홍사준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윗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통신'계좌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도박에 참여한 회원들에 대해서는 도박 금액에 따라 선별해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