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선생 제14대 종손 고 류영하 추모사]

새 시대 밝은 유풍의 큰 힘 되어 주시길

고 류영하 종손

김종길 영종회 대표

고 류영하 하회마을 충효당 종손님!

생전에 백형같이 믿고 의지하며 당숙같이 허물없이 여쭈고 상의하던 공(公)께서 이승을 떠나신지 어언 일 주기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초가을에 중국여행 중 접한 '하회마을 충효당 종손 별세' 소식은 평소 공을 모시고 지역 유림의 온갖 어렵고 중한 과업들을 함께 추진하던 소생에겐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서둘러 귀국하여 공의 빈소를 찾아 통곡한들 이미 다시 못 올 저승으로 홀연히 떠나시었습니다.

오호통재!

앞으로 영종회의 활동은 어느 어른께 지침을 받아야 합니까? 호계서원 복원과 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은 누구와 상의를 해야 합니까? 우리 유림의 크고 작은 숙원사업들은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공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고 허전합니다.

고 류영하 종손님!

공께서 지난날 저희 '소운'(召雲) 선고와 늘 형제같이 지내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선고 상중에 도집례를 맡으시고 대상전야에 오합을 마련해 애절한 제문을 올리시던 어르신의 정정하시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오랫동안 객지생활의 자유를 누리다가 검제마을에 환고향(還故鄕)한 여러 면에 부족한 소생에게 아우(弟)같이, 조카(姪)같이, 자상하게 위로 격려해 주시고 따뜻하게 지도 성원해 주시던 어르신의 태산하해 같은 정리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호애재!

공은 서애 선생 종손으로, 하회마을 충효당 주인으로, 영남 유림의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무를 참으로 훌륭하게 수행하셨습니다.

매사에 신중하시고, 법도를 지키는 삶을 실천하시어 유가의 전범이 되시고, 종가문화의 보전에 진력하셨습니다.

특히 충효단에서 영국 여왕을 접견하시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케 하시고, 호계서원 복원복설과 대산 선생 추배의 용단을 하신 행적은 후세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어르신께서 생전에 덕망과 경륜을 바탕으로 성심으로 경주하신 숭고한 위선사(爲先事)를 몇 자 우매한 글월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고 류영하 종손님!

공께서 열정으로 추진하시던 호계서원 복원사업과 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의 착공을 보시지 못하시고, 이승을 떠나신 애석함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공께서 추진하시던 가치 있는 숭조사업들과 큰 힘을 보태주시던 영종회와 지역유림의 화합과 발전을 위하는 산적한 과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도록 우리 후진들이 어르신의 유지를 받들어 긴밀히 소통하면서 지혜와 역량을 성실히 모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이제 이승의 일들일랑 걱정 마시고 저승에서 평안히 영면하소서.

그리고 우리 후진들이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충일하게 가다듬고, 위대한 선현들의 높고 넓고 깊은 유덕과 유훈과 유업을 실천궁행하면서, 새 시대에 밝은 유풍을 온 누리에 널리 진작할 수 있도록 공께서 늘 보살펴 주시고 큰 힘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고 류영하 하회마을 충효단 종손님!

공의 일 주기를 맞아 영전에 경건히 향을 피우고 재배드리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