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우리말로 '또박또박'…"왕자의 난 다시는 없을 것"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10대 그룹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했다.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의 총수는 국감장에서 다시는 '왕자의 난'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후 1시 50분, 신 회장이 국회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론관 1층은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 측 경호원 10여 명에게 둘러싸여 등장한 신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6층 국감장으로 올라갔다.
신 회장의 출석은 이번 국감 최대 이슈였다. 한국 10대 그룹 재벌 총수 중 국감에 출석한 사람은 신 회장이 처음이다. 지난 2012년에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지탄을 받고, 서툰 한국말과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 때문에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직접 해명하기 위해 증인대에 선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국회에서 공식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신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서 "가족 간 일로 우리 국민과 위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말은 서툴렀지만 또박또박했다. 몇몇 질문은 예상 답변을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하시나"(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라는 질문엔 "네, 맞습니다.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한국에서 내고 있습니다"고 답했다. 또 "롯데그룹 순환출자 80%를 해소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느냐"(새정치연합 김현 의원)고 추궁하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검토하고 있고, 10월 말까지 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못박았다.
이와 함께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 "상장 시 30~40% 정도 신주 발행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몇몇 질문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이 "롯데가 공정거래위에 추가로 제출할 자료가 있는가, 없는가"라고 따져 묻자 신 회장은 답변하지 못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황각규 사장이 "최선을 다해 제출했다. 공정거래위와 협의하겠다"며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신 회장 참석 전 오전에 열린 국감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롯데그룹이 해외계열사 지배구조 관련 자료를 일부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고, 법 개정을 해서라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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