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과 범죄·코미디물 첫 합작…연기 새 지평
"극 중 강대만이 저와 나이대도 비슷하고 두 아이의 아빠라는 점이 가장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문제를 해결하고 처리한다는 점보다는 누군가의 아빠로서 지질함 속의 풋풋함이 보이도록 하는 게 포인트였고, 욕심 난 지점이었어요."
배우 권상우(39)는 행복해했다. 연기자와 아빠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이하 '탐정', 감독 김정훈) 덕분이다.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의 비공식 합동 수사 작전을 그린 범죄코미디물. 권상우가 아내에게 잡혀 사는 지질한 모습이 특히 새롭다. 국내 최대 미제 살인사건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경찰을 꿈꿨던 남자의 모습도 볼거리지만, 가정에도 충실한 모습이 실제 권상우가 겹치는 점이 많다.
권상우는 가정에서의 실제 본인의 모습은 어떤지를 묻자 "강대만과 거의 비슷하다"며 웃었다. "홍보 인터뷰 첫날 '오늘 뭐 했지?'라고 생각해봤는데 대만이가 극 중 한 모든 걸 했더라고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둘째 딸) 리호 이유식 먹이고, 7시 35분에는 (첫째 아들) 룩희 유치원 버스 태워 보냈고요. 또 영화에서는 과하게 표현됐지만, 저희 부부도 사소한 걸로 의견 다툼은 있어요. 화장실 문제 같은 것 있잖아요?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죠. 하하."
앞서 권상우는 공식 석상에서 아내 손태영을 "아직도 사춘기 여고생 같다"고 표현했다. 주위에서 닭살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느냐고 하니,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심하진 않은 편"이라며 웃었다. 그렇다고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부부 관계가 '이제는 진정한 가족'이라거나 '친구 같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아직도 와이프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또 "'탐정' 출연과 관련해서도, 서로가 작품에 대해 터치 안 하는데 아내가 이 작품은 다 읽고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다. 그 한마디도 출연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고 덧붙여 아내 사랑을 과시했다.
아내를 생각하는 다정다감한 모습이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느껴진다고 하니, 권상우는 또 웃었다.
"홍보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깐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아내가 '너무 완벽한 남편으로 나오는 것 아니야?'라고 연락할 정도라니까요. 그래도 제가 평가하기에 80점 정도의 남편은 되는 것 같아요. 괜찮지 않나요?"(웃음)
어느새 '탐정' 속 대만의 모습과 권상우가 꽤 많이 겹쳐졌다. 이번에 그는 꽤 적절한 옷을 걸친 것 같다. 물론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이제는 괜찮은 영화 주인공 역할을 맡기에 위치가 애매해졌다고 해야 할까? 나이도 그렇고, 캐릭터도 뭐라 특정할 수가 없다.
"배우의 숙제가 그런 것 같아요. 점점 불안한 마음이 커져요. 내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 고민도 많죠. 남자 선배들을 보면 항상 30대 중'후반부터 40대로 넘어갈 때까지 몇 년 공백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어쩔 수 없이 오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을 유용하게 분배하면서 헤쳐나가는 게 중요한 숙제 같아요. '탐정'도 그 과정 중의 하나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대비 안 하고 있다가 마주하기보다는 스스로 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채찍질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는 또 "확실하게 권상우의 장르를 몇 편만 개척하면 다른 말은 안 나올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지금도 꾸준히 몸을 단련하는 건 한국에서 제일 센 액션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어서"라며 "'탐정' 출연도 내게 이런 모습이 있다는 외침이었다. 나름대로 망가지고 편하게 찍었다"고 즐거워했다.
'탐정'은 '통증' 이후 오랜만의 작품이다. 권상우는 몇 해 전 출연하기로 했는데, 투자가 안 된 탓 한 번 엎어질 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에서 활동하기 전에 하고 싶다고 한 작품이었어요. 시나리오가 진짜 좋았거든요. 그런데 투자가 안 된다고 하니 '내 탓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전작의 스코어가 중요하잖아요. 전작 영화가 잘 안 됐으니 위축돼 있었죠. 그래도 언젠간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추진이 되면 같이 하자고 하고 중국으로 갔어요. 그런 와중에 성동일 선배가 참여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모두가 좋은 상황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죠. 선배님이 리액션을 잘 받아주셨어요. 좋은 앙상블 연기가 나왔다고 만족해요."
그는 중국 활동과 관련해서는 "쉽진 않지만 재미있는 도전 같다"며 "조만간 중국에서 또 작품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면 2, 3개월씩 체류해야 한다. 틈만 나면 아내와 아이들 사랑을 드러내는 그인데 가족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어떻게 참을까?
"맞아요. 힘들어요. 가족 보고 싶으니 빨리 올 수 있도록 정신없이 촬영하죠. 저번에 장백지 씨와 함께 '그림자 애인'을 촬영 때 아내가 깜짝 서프라이즈로 룩희를 호텔로 데려왔어요. 복도에서 룩희가 '아빠~' 하고 달려와 안기는데 뭉클하고 좋더라고요. 행복했죠."
권상우는 얼른 또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그는 "기회가 오면 좋겠는데, 안 오면 찾으러 다니기도 하면서 내년에는 또 다른 영화로 찾아뵙고 싶다"고 바랐다.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의 10년도 더 치열하게 살려고 해요. 현장을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요. 작은 역할이라고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물론 쉰 살을 넘어가서는 아이들에 무게중심을 주고 싶지만요. 그러면서도 현장을 즐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가족과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셋째 생각은 없을까. "아이가 많으면 좋은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와이프도 그렇고 저도 체력이 떨어지더라고요. 리호를 가졌을 때 아내가 한창 활동을 다시 하려고 할 때였는데, 둘째가 생겨 미안하기도 했죠. 건강도 중요하고 아내도 배우니까 셋째는 아무래도 힘들지 않나 싶어요."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