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서 시작 척수로 증상 진행…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7배 많아
#CT·MRI 등 영상검사로 진단 가능
#조기 발견 중요…반드시 금연해야
직장인 권모(37) 씨는 꽤 오래전부터 허리와 엉덩이 통증에 시달렸다. 온종일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탓이라 여겼지만 통증은 만만치 않았다. 딱딱한 의자에 앉으면 이리저리 엉덩이를 움직여야 했고, 아침이면 몸이 굳고 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뻣뻣하던 허리는 한참을 움직이면 서서히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권 씨는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천장골(엉치뼈 부위)과 척추체의 인대, 관절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염증이 지속되면 척추에 새로운 뼈가 자라고 척추끼리 서로 붙게 된다. 통증과 함께 몸이 앞으로 굽고,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만성통증 탓에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해마다 늘어나는 강직성척추염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만5천613명이던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지난해 2만4천137명으로 연평균 11.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인구 10만 명당 48명이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료를 받은 셈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3.71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인구 10만 명당 94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69명), 20대(61명) 등의 순이었다.
증상은 주로 허리나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에 통증을 느낀다. 증상은 엉덩이에서 시작돼 척추로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아침에 심하며 뻣뻣한 강직이 동반된다. 허리를 삐거나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운동을 할수록 아프지만 강직성척추염은 운동을 하면 덜 아픈 점이 특징이다.
통증은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골부착부염으로 발생한다. 다른 장기로 침범해 포도막염이나 폐섬유화, 아밀로이드증, 대동맥판막기능부전증, 심전도장애, 염증성 장질환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꾸준히 운동하면 호전
강직성척추염은 허리가 굽는 정도를 재는 쇼버검사나 골반 X-선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CT나 MRI 등 영상검사로도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도 도움이 된다.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이 'HLA-B27'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유전자를 가진 이들 중 10%가량은 강직성척수염이 발병한다.
치료는 통증과 염증 억제를 위한 항염증제가 기본적으로 쓰인다. 항염증제는 통증 조절 외에도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인 '항종양괴사인자 차단제'도 치료 효과가 높다.
그러나 감염이나 혈액질환, 심부전 악화, 전신 홍반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간질환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말초관절염이나 천장골염에는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가 도움이 된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운동이다. 운동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척추 및 관절이 굳지 않도록 해준다. 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강직성척추염을 방치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연결돼 굳어버리는 '대나무 척추'가 올 수 있다. 이 경우 등이 앞으로 굽으며 목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김성규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발병 후 척추가 굳거나 골격이 변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면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 운동 및 생활 습관 바꾸기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성규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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