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1 '먼홀랜드 드라이브' 12일 오후 11시5분

입력 2015-09-12 01:00:08

두 여배우의 인생을 대조시키면서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할리우드의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친 영화다. 카밀라(로라 해링 분)와 다이앤(나오미 왓츠 분)은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젊은 여배우들로 둘은 절친한 친구이자 연인관계이지만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걷게 된다. 카밀라는 든든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영화의 주연까지 따내고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승승장구하지만, 다이앤은 단역을 전전하며 믿었던 친구이자 애인인 카밀라의 배신으로 몹시 고통스러워한다.

이 영화는 우리의 인생에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영화의 전반부는 주인공인 '베티(나오미 왓츠 분)의 꿈(환상)'에 해당하고, 후반부는 현실에 해당하지만,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꿈과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아니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해서 보이는 꿈 혹은 환상일까?'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영화 초반부터 환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교차시킴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끝까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영화는 마지막 30분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두 시간 내내 다이앤의 시각에서 과거와 환상이 교차되는 세계를 풀어나간다. 여기에 등장하는 베티가 그동안의 사정을 이야기해주는 다이앤의 또 다른 자아쯤으로 해석하면 될 듯싶다. 이 영화는 2001년 뉴욕 비평가 협회상 작품상과 LA 비평가협회상 감독상,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감독 데이비드 린치는 컬트 영화감독에서 주류 영화감독이 된 인물로, 197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미국영화의 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감독이다. 러닝타임 1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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