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사·한의원 후계 잇기 노력 필요…한의사 도제식 교육 지원 고려할 만
"위기는 곧 기회, 물의 흐름을 바꾸자!"
상투적인 얘기다. 하지만 이 말은 대구약령시에 현재 적용될 수 있는 유효한 말이다. 대구약령시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뒤처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를 진단하면 내일을 내다볼 수 있다. 냉철한 현실인식을 하더라도 아직 희망은 있고, 약령시가 위기 속에 반전을 거듭해 제2전성기를 맞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구시와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연구한 '한방문화테마타운'이 획기적인 발전방안이 될 수 있다. 연매출 수천억원을 올리는 복합건물이 대구약령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이 테마타운 조성사업은 대한민국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들로 넘쳐나는 첨단 약령시로 거듭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5년, 6년 만에 한방업체 수 늘어
대구약령시의 한방관련 업체들은 지난 6년 동안 해마다 줄어들었다.(그래픽)
하지만 올 들어 적은 수이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말에 비해 한방 관련 업체 수가 3곳이 늘어났다. 약업사'제탕원(제환원)'한약방 수는 변동이 없지만 한의원 1곳, 인삼사 2곳이 늘었다. 그동안 계속되는 감소세가 다소 진정되며, 오히려 몇 곳 늘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둘 만하다.
지난달 말까지 대구약령시 현황을 보면 ▷약업사 76곳 ▷제탕원(제환원) 37곳 ▷한약방(한약국) 28곳 ▷한의원 15곳 ▷인삼사 15곳 ▷식품회사 6곳 등 총 177곳이다.
한방치료가 양방치료에 밀려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 전망이 어둡지만도 않다. 난치병 치료 등에 관한 현대 의학의 한계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전통의학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한방치료 등 동양의 전통의학을 응용한 치료법을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대구약령시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의사들은 "자궁 비대증 등 양방치료로는 한계가 있는 특정 질병들은 한방치료로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현대의학이 치료하기 힘들거나, 부작용이 큰 특정 질병에서 한방치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면 아직 의료 치료 쪽에서 충분히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제자 양성, 도제식 교육 도입
대구약령시 내 약업사나 한의원 등 업주'한의사의 고령화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들의 나이가 대부분 60, 70대이기 때문에 향후 20∼30년 이내로 이들이 가진 기술이나 노하우가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의 뒤를 이을 인재양성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30년 이상 한방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업주들이 은퇴하고 나면 대가 끊기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이에 본초당한약방 박병훈 대표는 정부 기관의 지원 아래 수제자 양성과 도제식 교육 도입을 주장했다. 박 대표의 아들도 한의학을 전공한 인재지만 현재 미국에서 한방 관련 전문직을 갖고 있어, 대구약령시에서 업(業)을 이어갈 여건이 못 된다.
박 대표는 "대구약령시와 같은 경우에는 엄격한 도제식 교육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한의사와 한약사 등을 길러내야 한다"며 "한의대를 졸업한 우수한 한의사들이 약령시 내에서 페이닥터를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가 되면, 약령시는 한방에 관한 인재양성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이런 방법도 좋다. 대구약령시 내 각 약업사'한의원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인턴 한의사들이 고용된다면, 지원금+월급 개념으로 월 300만~400만원을 받고 개별 한의원이나 약업사에서 일하며, 업주들의 후계자 겸 수제자로 대를 이을 수 있다. 일본에서 특정 전문분야에 널리 행해지고 있는 방식으로, 일종의 양자(데려와서 키우는 자녀) 개념으로 봐도 좋다.
◆대구약령시도 실효성 있는 한방특구 되어야
서울약령시와 대구약령시는 같은 한방특구라도 혜택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서울약령시는 10년 전 재정경제부로부터 한방산업 특구로 지정받아, 특구법 제22조 도로교통법에 관한 특례, 특구법 제23조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관한 특례, 제29조 특구법 약사법에 관한 특례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약령시의 경우 제29조는 적용받고 있지만 제22조나 제23조의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방시장의 현대화, 대한민국 건강 1번지'로 서울약령시가 재도약을 꿈꾸듯 대구약령시도 '한방의료체험타운과 건강 테마거리'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대구약령시의 밝은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9일에도 약령시 관련 관계자들이 만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각종 지원방안과 아이디어를 나눴다.
현재 대구시는 약령시의 정부 지원을 대폭 늘리기 위해 전통시장 등록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중소기업청에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에 응모할 계획이다. 약령시 경영혁신 지원사업에는 ▷공동 마케팅 지원사업 ▷상인대학 및 상인조직 역량강화 ▷우수시장 상품전시회 ▷전통시장 ICT 육성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시설 현대화 및 주차환경 개선 등이 포함됐다.
대구시 김형일 의료산업과장은 "한방의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있어야 한다"며 "약령골목 내에 대규모 한방의료체험타운을 지을 부지는 몇 군데 있기 때문에 국비'시비 지원, 민간투자 등을 잘 활용하면 약령시 내에 랜드마크가 될 미래형 한방체험타운 건물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대구약령시 한방관련 업체 현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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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총 업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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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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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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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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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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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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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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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월 말 현재)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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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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