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 영양고추 'H·O·T' 했다

입력 2015-09-11 02:00:04

3일 동안 30여만 명 찾아 35억원어치 판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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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매년 열리는 \'2015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3일 동안 30여만 명이 찾아 35억원어치의 고추가 팔려 나갔다. 지난 7∼9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린 행사 모습. 영양군 제공

지난 7~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5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에는 3일 동안 30여만 명이 찾아 35억원어치의 고추가 팔려 나갔다. '대박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축제장은 고추를 사려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마디로 서울 도심의 빌딩숲을 영양고추의 매운맛으로 뒤덮어 버렸다.

이 축제의 전신은 영양에서 열리던 '영양 고추문화축제'다. 영양군은 이 축제를 소비자들을 찾아가는 농산물축제로 탈바꿈시켰다. 변신에 성공하면서 이 축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소비자 맞춤식 농산물축제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머릿수 세기에 급급한 지역 농산물축제의 한계에서 벗어나 고추 홍보와 판매에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H'O'T'는 건강(Health)하고 전통'근본(Origin) 있는 맛(Taste)을 의미한다. 영양고추에 대한 지역민들의 강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함축된 표현이다.

◆단일 품목 농산물축제로 보기 드문 성공 신화

지난해에는 30억원어치의 영양고추와 특산물이 팔렸다. 2010년까지 매출 10억원에 머물던 이 축제는 2011년 고추 가격 상승과 소비자 신뢰도 확보, 축제 인지도 확대 등이 어우러지며 45억원어치의 판매고를 올린 이후 2012년 25억원, 2013년 35억원, 2014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 품목 농산물축제로는 보기 드문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이번 축제도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김장용 고춧가루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렸던 서울 등 수도권 구매 대기자들 덕분이다. 산지에서 열리는 일반적인 농산물축제의 틀을 벗어나 도시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농산물 문화체험 축제로 구성된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행사에는 영양고추유통공사, 영양농협, 남영양농협 등 최고의 기술과 품질로 재배한 52개 단체와 농가가 참가해 추석 음식과 김장김치를 영양고추로 준비할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고춧가루와 고추를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했다.

올해 축제장에서는 영양고추의 단맛과 매운맛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영양고춧가루로 만든 매운 떡볶이, 김치전,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음식 디미방의 떡과 전통주를 시식할 수 있는 행사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고추로 인해 우리의 음식문화가 바뀌게 된 '고추 이야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고추 역사를 재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축제 첫날 판매부스에는 많은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일찌감치 준비해둔 물량이 동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축제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명품 영양고추의 경쟁력을 이어가고, 행사를 통해 영양고추 제값 받기를 할 것"이라며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고추 전업농가를 현재보다 2배 이상으로 육성해 억대 부농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엄격한 품질 관리, 소비자 신뢰도'인지도 상승

영양고추가 전국 최고로 인정받는 데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토종 고추 명품화 사업 등 전국 으뜸 고추 만들기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다른 지역 고추 주산지들이 영양군의 품질 관리 정책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차별화돼 있고, 영양에 들어선 경북도농업기술원 고추시험장은 토종 고추 복원과 재배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영양고추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통해 명성을 지키고 각종 병해충 교육과 고추 품종 복원 및 보급 등 고추의 고장다운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복원된 고추 품종은 여타 고추에 비해 월등한 가격으로 거래돼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영양고추는 해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사)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가 함께 마련하는 '전국 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채소양념 분야 대상을 휩쓸어 왔다. 지난 1992년 1회 때부터 21회 품평회까지 출품한 영양고추는 19차례에 걸쳐 대상과 최우수상, 특별상을 받았다. 영양군은 우수한 품질의 영양고추를 유지하기 위해 안동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와 함께 '영양고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권리화 사업'을 추진해 2010년 등록을 완료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영양고추유통공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설 승인을 통해 미국 수출길을 여는 등 영양고추의 글로벌 양념화에 앞장서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HACCP 적용업소 지정과 ISO22000 인증 등으로 2009년부터 4년 연속 '공기업 경영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농식품 파워브랜드 농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은 생산자 단체와 농가들이 참여, 직거래를 통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다양한 문화와 특산물을 즐길 수 있어 농촌의 미래 산업인 6차산업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이구형 영양군 농정과 유통담당은 "고추축제는 소비자에게는 빌딩숲 한복판에서 민속놀이와 농경생활의 여유를 즐기며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생산자에게는 농산물 홍보와 함께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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