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 효과] 러-중-동남아 잇는 물류·관광 허브로 도약

입력 2015-09-09 01:00:05

영일만항이 국제종합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인 국제여객부두사업이 확정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선순위에서 밀려 지난해까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될 위기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병석 국회의원과 포항시가 적극 나서 국제여객부두의 중요성을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강조해 지난 4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숨통을 트게 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과정

지난 5월 이강덕 포항시장이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였고, 7월 10일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이 영일만항을 방문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7월 16일 포항시청에서 경북도, 포항시와 공동으로 영일만항의 개발 및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하면서 국제여객부두 건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다.

정부에서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당초 계획인 '길이 310m×폭 300m'를 '길이 310m×폭 200m'로 조정해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에 따라 총사업비도 당초 597억원에서 441억원으로 감소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부산항 145m, 인천항 140m, 제주항 150m, 여수항 105m 등 타 항만 국제여객부두의 폭이 대부분 200m 이하인 점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정부 예산이 자동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일각에서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은 연기해도 무방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흘러나왔다. 이에 이 의원은 국제여객부두 건설의 시급성을 전방위로 설득했고, 마침내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산 편성 마감 직전인 지난달 28일 국제여객부두 기본 및 실시설계 예산 16억원이 반영되면서 첫 출발을 순조롭게 할 수 있게 됐다.

◆국제여객부두 건설의 파급 효과

포항이 환동해 물류'관광 허브로 도약하고, 영일만항 활성화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영일만항에 국제여객부두 건설이 절실하다.

국제여객부두는 단순히 부두 하나가 확충되는 것이 아니라 포항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좋은 동력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항시 창조도시 운영위원회와 물류산업 육성분과위원회에서도 국제여객부두 '사업의 규모'보다는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사업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사업이 빨리 추진되는 방안을 강구해 왔다.

영일만항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유라시아와의 문화교류가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여객부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페리는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영일만항∼마이즈루항 '한일 국제페리 정기항로'가 개설된다면 대구와 경상북도의 고부가 가치 화물 및 농산물을 당일 운송할 수 있다.

동시에 일본 관광객 유치로 대경권 경제활성화도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경주~포항~영덕~울진~울릉 관광 연계벨트를 조성, 관광소득 증가로 동해안 주민들의 삶의 질도 올라갈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서는 훈춘∼자루비노항∼영일만항 항로 개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극동 러시아, 동북3성, 그리고 동남아 추가 항로 개설도 가능하다.

포항대학교 관광호텔항공과 강명수 교수는 "이처럼 국제여객부두 건설로 러시아, 중국, 동남아를 연결하는 물류'관광 네트워크가 본격화되면서 영일만항은 환동해 물류'관광 허브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포항이 동해안의 작은 도시가 아닌 세계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일만항도 동반 발전한다

영일만항은 대구경북 지역의 유일한 컨테이너항만이다. 여기다 5만t급의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면 대형 크루즈선 유치도 가능해져 영일만항은 명실상부한 국제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다. 국제여객부두가 완공되면 영일만항은 하역과 보관, 유통가공, 포장 등 고부가가치 물류활동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국제관광객이 드나들게 돼 국제물류, 산업생산, 비즈니스, 국제관광 등 종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환동해권 국제물류'관광거점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환동해경제권은 인구 1억5천만 명, GRDP 1조달러 규모로 유럽연합, 북미자유무역협정과 더불어 세계 3대 경제권으로서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자원, 물류, 교통의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북한 두만강 하구, 중국 동북3성, 러시아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3개 국가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북한 나진항,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중심으로 북한, 러시아, 중국의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 국제여객부두 건설로 영일만항이 활성화되면 유라시아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 석탄을 나진항에서 선적해 포항으로 수송하는 나진~하산프로젝트 시험운항이 성공하면서 영일만항은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 북한 나진항, 중국의 동북3성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환동해 물류거점항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향후 영일만항 항만배후단지 신규 부지에 13만㎡를 자유무역지역으로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물류기업을 유치함으로써 항만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일만항 발전의 디딤돌이 될 인입철도가 준공되면 물류비 절감으로 대구경북지역 물동량 유치에 큰 도움이 돼 영일만항이 한층 발전될 전망이다.

포항시 김현구 해양항만과장은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은 영일만항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제 영일만항은 단순한 항만이 아닌 국제 물류와 관광의 중심이 되는 국제도시로 나아가는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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