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유적 복원 현장 찾은 박대통령, '경북도 문화융성 가속화' 지시

입력 2015-09-08 01:00:05

7일 오후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현장 방문은 '꼭 40년 만'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경주 월성을 찾은 박 대통령은 지난 1975년 7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국립경주박물관 개관식 참석차 경주에 들렀다가 황남대총 발굴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후 1977년 9월 통일전 개관식 참석에 이어 불국사를 찾았고 1978년엔 2차례나 경주 보문단지에 갔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 도착한 뒤, 곧바로 신라왕경 복원사업의 핵심인 월성 발굴현장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의 월성 신라왕궁 발굴현장 방문은 최근 광복절 축사 등에서 언급한 '전통문화' 재발견과 활용에 대한 의지를 구체화하고 지원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사실 현직 대통령이 발굴현장을 직접 찾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경주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애정이 깊다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이 때문에 문화재청 등 관계자들이 앞으로 문화재 복원 사업의 일신과 체계화에 거는 기대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날 발굴현장에서는 박 대통령을 위한 특별한 환영식이 펼쳐졌다. 현장 작업반장인 최태환(72) 씨가 "박 대통령이 영애 시절인 1975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황남대총 발굴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조사 인부로 근무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것. 이에 박 대통령은 최 반장의 손을 꼭 잡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그동안 천년 경주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각종 사업이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부침(浮沈)을 거듭해 온 점을 설명하면서 신라왕경 복원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건의하자, 박 대통령은 "(신라왕경 복원사업 등) 문화융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화답했으며 구체적인 업무지시까지 내렸다.

김 도지사의 지적처럼 경주는 지난 2000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인 '경주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됐음에도 신라 왕경 전체 및 왕궁 복원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이날 경주 월성을 찾으면서 월성(月城'사적 제16호)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경주 월성은 신라 제5대 파사왕 22년(101) 봄 축성을 시작해 그해 7월부터 왕이 거주했던 곳으로 신라가 멸망한 935년까지 궁성 역할을 했다. 전반적인 형태가 달을 닮았다는 이유로 '월성'이라고 불렀으며, 조선시대에는 '반월성'(半月城)이라 칭하기도 했다.

월성 발굴조사는 100년 전인 1915년 일본 고고학자 도리이 류조(鳥居龍藏)가 처음 했다. 당시 그는 월성 서쪽의 남쪽 성벽을 절개해 동물의 뼈와 뿔, 이빨을 비롯해 동물 뼈로 만든 바늘과 화살촉, 탄화된 곡물, 토기조각을 수습했었다.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세부 과제인 월성 내부 발굴조사는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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