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후 자연·역사 만끽 '심신 힐링'…관광객 6년 새 30배로 껑충
경상북도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도내 의료관광산업 활성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의료관광산업이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의료 수요가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역의 높은 의료 서비스로 유인, 의료는 물론 관광산업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것. 이를 위해 도는 지역 거점병원에 대한 중점 육성 및 지원에 나서는 한편,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및 통역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의료관광객 몰리는 구미강동병원
구미강동병원은 최근 해외 의료관광객이 대거 몰려들면서 국제적인 병원으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780여 명의 해외환자들을 유치하는 등 2013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중에는 몽골 재무부장관, 중국 화안그룹 총재와 임원, 베트남 국회의원 등 각 국가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되는 등 해외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구미강동병원이 해외환자 유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새마을운동 덕이다. 경북도 새마을회장인 이 병원 신재학 원장이 지난 2005년 동남아시아 국가를 방문해 글로벌 새마을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중국, 몽골,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환경이 좋아지면 교육과 의료 분야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때부터 한발 앞서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의료관광객 유치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북도는 2013년 보건정책과에 의료관광 부서를 신설해 해외환자 유치에 나섰다.
경북도와 함께 몽골을 방문해 환자 유치 사업설명회를 열었고, 그곳에서 척추협착증을 앓던 몽골 재무부장관을 만났다. 그는 구미를 방문해 신 원장이 직접 집도한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재무부장관의 수술 성공이라는 소문은 금세 확산됐고, 몽골 환자 유치의 기폭제가 됐다. 한 해 70여 명이던 몽골 환자 수가 250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현지 상담을 위해 지난해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병원 출장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여러 국가로 보폭 넓혔다
구미 강동병원은 2014년부터 2년 연속 '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관'에 선정돼 정부와 경북도로부터 연간 1억5천만원씩 지원받으면서 해외마케팅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몽골에 이어 중국과 베트남으로의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선 강동병원은 베트남 현지 상담을 위한 사업소를 설치하고, 매달 의료진을 파견해 현지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 등 전문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한국으로 보내 병행치료를 하고 있다.
구미강동병원은 16개과, 214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척추 질환과 건강검진에 특화된 병원이다. 2013년 경북 의료관광 우수병원으로 지정됐고,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관절 치환술 진료량 평가 1등급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병원으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구미강동병원은 국제진료센터 운영으로 해외에서 온 의료관광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의료관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며, 진료'검사'마취'시술'수술'검진 등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을 구성해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또 해외환자 편의를 위해 호텔식 고급 메디텔을 갖췄으며, 통역 지원과 각 국가별 맞춤형 주문 식사를 제공해 서비스 질을 높였다.
이 병원 신재학 원장은 "진료, 시설, 서비스 전 분야의 질적 향상을 통해 해외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알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계획"이라며, "더욱 공격적인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 전략을 펼쳐 중국, 몽골, 베트남 부자층을 구미로 끌어들이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해외 의료관광객
경북도는 2013년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전담팀을 조직하고, 구미강동병원 등 도내 27개 병원을 해외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하는 등 해외환자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및 대도시로 집중되는 해외환자의 발걸음을 경북으로 붙잡기 위해 의료에 관광을 연계한 테마형 의료상품을 기획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역사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해 경증인 경우 의료시술을 받은 뒤 도내 우수한 자연 및 역사문화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노력 덕에 경북도를 찾는 해외 의료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해외환자 유치 실적 현황'에 따르면 2009년 126명에 그쳤던 해외 의료관광객 수가 지난해에는 3천403명으로 6년 새 30배가량 급성장했다. 2009년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11위에 있었던 성적표가 2014년엔 8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경북을 찾은 국적별 의료관광객 수는 중국인이 4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몽골(193명), 러시아(80명) 등의 순이었다.
경북도 이원경 보건정책과장은 "해외 의료관광 전담부서를 2013년에 처음 개설한 이후 2년 만에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북의 의료관광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지역선도 의료기술 육성과 함께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전담 통'번역 인력풀 구성 등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외국인 환자 3천 명 유치
경북도는 올 한 해 동안 외국인 환자 3천 명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지역 거점병원 중점 육성'지원 ▷핵심 타깃 국가 마케팅 강화 ▷전담인력 양성 및 지원체제 구축 등 3대 추진 전략을 세웠다.
우선 올 초 안동병원, 동국대경주병원, 구미강동병원 등 도내 7개 병원을 의료관광 우수병원으로 지정하고 중점 육성하고 있다. 다국어 홈페이지 구축, 홍보물 제작, 통'번역 지원에 나서는 한편 국내외 홍보설명회와 박람회, 팸투어 등의 마케팅 지원을 한 것.
또 의료기관별로 특화된 의료관광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비교적 우위에 있는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특화된 경북형 의료관광 상품 개발로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무기 삼아 외국인 환자들에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동국대경주병원 '힐링체험'(국제힐링센터+종합검진+경주투어) ▷안동병원 '헬스투어'(종합검진+안동투어) ▷구미강동병원 '척추질환치료'(검진+척추치료+글로벌기업투어) ▷경산중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검진+재활치료+경주'청도투어) 등의 상품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중국, 러시아, 몽골, 베트남 등을 핵심 목표국가로 정하고 이들 나라의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간 4회씩 이들 나라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하고, 유치'홍보설명회를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경북도 김장주 기획조정실장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국민소득 및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해외로 이동하는 의료관광객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며 "특히 치료 위주에서 관광과 융합된 체류형'휴양형 의료관광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어, 후발주자이지만 경북도의 의료관광 잠재력이 갈수록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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