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지원자 전원 탈락이라는 '채용 갑질'로 여론이 들끓자 대성에너지가 결국 공식 사과했다. 대성에너지는 6일 김영훈 대표이사 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유가 폭락에 따른 경영 여건 변화로 뜻하지 않게 채용을 취소했다"며 "지원자와 지역사회에 큰 실망을 안겼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 신입사원 특별 채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성에너지가 이날 공식 사과를 했지만 시민의 좋지 않은 감정이 여전하고 취업 준비자들이 입은 상처가 쉬 아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의 대표 기업이자 국내 중견 기업인 대성에너지가 서류 전형'면접까지 본 지원자 118명을 이유 없이 모두 떨어뜨리는 등 상식과 동떨어진 행위를 한 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지역민의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여론을 의식해 다시 채용 절차를 밟겠다는 것도 달갑지 않을뿐더러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전원을 탈락 처리한 게 아니냐는 의문에 "소수의 합격자가 있다"며 거짓 해명하는 등 기업 윤리 마비도 심각한 문제다.
비단 대성에너지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인력 채용을 둘러싼 갑질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의식이 낮다는 방증이다. 지난 1월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도 채용 갑질로 공분을 샀다.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2주간 일당 5만원을 주고 계약을 따오게 하는 등 정규직에 버금가는 일을 시켜놓고 채용 기준에 모자란다며 11명 전원을 탈락시켰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합격시킨 것이다. 말 그대로 병 주고 약 준 꼴이 됐다.
기업의 인재 채용은 단순히 인력을 뽑는 기업 경영 과정을 넘어 사회에 대한 약속이다. 형편 때문에 채용 계획이 없다면 몰라도 서류 전형'면접 등 정상 절차를 모두 밟아놓고 뒤늦게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대며 모두 탈락시킨 것은 지원자에 대한 우롱이자 사회에 대한 배신이다. 무엇보다 일이 커지고 뒤늦게 여론 눈치를 살피는 기회주의적인 기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이 아니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의식과 윤리적 경영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