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제약 회장 센터 건립 추진…대한약사회 사업백지화 나서, "영업권 위협" 약사들 반발
유명 제약회사 소유주가 상주에 부지를 매입, 각종 전문 병원과 약국을 갖춘 대형 메디컬센터 건립에 나서자 약사들이 연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상주분회(회장 김상배)와 경상북도 약사회(회장 한형국)가 "약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공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조아제약 설립자인 조원기(75) 회장은 고향이 부산이지만 올해 초 처가가 있는 상주 남성동 상주시청 및 상주시민문화회관 인접 부지 1천500여㎡를 매입, 지난 4일 상주시로부터 메디컬센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센터는 4층 규모로 1층에는 대형 약국, 나머지 층은 의원 8곳을 입주시키기로 하고 현재 분양 또는 임대 신청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진 뒤 약사회는 "일선 약사들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있는 약 생산자인 제약회사가 거꾸로 소비처인 약사들의 영업을 위협하는 것이 합당한 처사냐"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제약회사 자본이 일선 약국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상주분회와 경북약사회가 성명을 내자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도 "중앙회 차원에서 사업 백지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약사들의 반발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상배(46) 상주약사회장은 "현재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상주시내 40여 개 약국이 타격을 입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제약회사와 의약품 유통업체의 대자본이 약국시장을 넘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대형마트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전통상권을 위협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경북약사회 측은 "제약회사가 우수 의약품 공급이라는 본분에 전념하지 않고 영리를 추구해 부동산 투자와 의료기관이나 약국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아제약 측은 "상주메디컬센터는 회장의 사재로 건립하는 것이어서 회사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아들인 조성환'성배 대표를 각자 대표 체제로 한 뒤 일선에서 물러났고 상주에 자택을 마련, 여생을 보낼 계획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 자산 취득을 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장 개인 명의로 건립한다고 해도 등기임원인 회장과 회사와의 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조 회장 개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인지, 회사 자본이 투입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상주시 의사들도 대형 메디컬센터 건립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