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명수배자와 닮았어" 출근길 여성 수갑 채워 체포

입력 2015-09-07 01:00:05

경찰이 '지명수배자'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출근길 40대 여성을 수갑까지 채워 체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설모(49) 씨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쯤 경산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한 경찰관이 "지명수배돼 있으니 경찰서로 가자"며 다짜고짜 설 씨의 팔을 끌어당겨 골목길에 있는 봉고차로 끌고 가 수갑을 채웠다. 설 씨는 순간 납치인 줄 알고 두려움에 떨었다. 설 씨는 "경찰이 신분증을 꺼냈는데 너무 빠르게 보여줘 처음에는 납치범인 줄 알았다.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이 와도 이들이 도망가지 않자 그때야 경찰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후 설 씨는 "지명수배자가 맞지"라는 경찰의 물음에 "아니다"며 신분증까지 보여줬지만 경찰은 신분증을 위조했다며 경찰서로 끌고 갔다. 경찰은 설 씨의 손가락 지문 10개와 신분증 등을 확인하고서야 지명수배자가 아닌 것을 알고 풀어줬다.

설 씨는 "경찰이 사과도 없이 오히려 나 때문에 범인을 놓쳤다며 화를 냈고 '왜 미리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몰아세웠다"며 "억울하게 수갑까지 차는 끔찍한 일을 겪었는데 경찰관은 사과도 없이 오히려 내가 더 잘못했다고 말하니까 더욱 화가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설 씨가 현장에서 바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졌다고 해명했다.

해당 경찰관은 "수배자는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설 씨에게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신분증 확인을 거부해 현장에서 체포를 했다"며 "설 씨가 지명 수배자와 외모가 너무 닮아 착각을 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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