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수업 주당 9시간…국영수 비중 58% '최고'
지난달 18일 발표된 2015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에 따르면 대구가 전 과목에서 전국 최상위의 성적을 보였고, 구'군별로는 남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수학A 표준점수 평균이 남구가 전국 10위, 수학B는 4위를 차지했다. 교육특구라 부르는 수성구를 능가하는 결과였다.
지역 교육 관계자들은 대구 남구의 우수한 수능 성적 결과를 견인한 학교가 '경일여자고등학교'라 입을 모은다. 경일여고는 대구 전체 고교 중에서 국어'영어'수학 3개 영역 표준점수 평균 합계가 대구외국어고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전국의 여고 중에서는 작년에 이어 부동의 선두였다.
한 학년 8개 학급의 비교적 소규모인 자율형사립고 경일여고의 비약적인 성적 향상의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지'예'체를 고루 갖춘 전인적 인재 양성
'즐겁게, 열심히 꿈을 키우는 행복학교' 전국 최고의 명문 여고를 지향하는 경일여고의 교육 비전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 공간에서 '즐겁게' 생활해야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고, 자연히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 즐거운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일여고의 점심시간은 90분이다. 이 중 30분은 운동을 한다. 학교의 자랑인 매일운동프로그램(DSP-daily sports program)이다. 식사시간을 전'후해서 필라테스, 요가, 스피닝 사이클 등을 통해 체력관리를 한다. 복도에 죽 늘어선 30여 대의 러닝머신은 언제나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들은 밤 10시 '야간체육' 수업을 통해 쌓인 공부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방과 후 보충수업으로 진행되는 야간체육은 학년당 20명씩 2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데, 학기 초 수강신청 때면 순식간에 마감되는 '인기 과목'이다.
학생들은 '1인 1악기' 활동을 의무화한다, 매주 1시간 외부의 강사를 초빙해 관'현악기, 오케스트라, 사물놀이 등 8개 분야의 악기를 익히는 자리를 마련해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함양시킨다. 특히 방음 시설을 갖춘 13개의 피아노 개인 연습실은 항상 개방돼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즐거운 학교생활을 돕는다. 학생들은 창의적 체험학습'학술'악기 등 100여 개의 동아리 중에서 최소 2개 이상 관심 있는 분야에 가입해 활동하고, 연말에 전교생이 우봉아트홀에 모여 결과 보고대회를 갖는다.
◆자기주도 학습에 의한 학력 신장 유도
경일여고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고 자율학습 시간이 되면 자주적 학습실로 이동한다. 전교생 1인 1좌석을 갖춘 독서실형 자기주도 학습 공간이다. 그날 수업 내용을 복습하기도 하고, 스스로 계획에 맞춰 공부한다. 학생들은 온종일 보냈던 교실에서 벗어나 공부 환경을 바꾸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다.
경일여고의 독특한 교육과정도 학력 향상에 기여했다. 학년별 교과목 이수단위가 1, 2학년은 37단위로 늘린 대신 3학년은 28단위로 줄여, 학생들이 수시 및 정시 전형 준비에 매진하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주요과목의 이수단위는 일반계고의 약 1.5~2배로 편성했다. 수학의 경우 1, 2학년은 8단위(논술 포함) 3학년 이과는 9단위로 늘리는 등 전체 수업 시수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비중이 최고 58%에 달한다.
또 1학년부터 인문사회 집중과정과 수리과학 집중과정으로 분리 운영해 대학 입시에 일찍 대비하고, 수준별 선택형 방과 후 학교와 방학 중 특별강좌를 통해 취약한 과목이나 심화 학습을 원하는 과목을 소그룹별로 진행해 학습 밀도를 높였다.
학년에 따라 진행되는 100분 독서토론 활동, 인문 디베이트와 수리논술, 실전 논'구술대비 수업 등 단계형 글쓰기'토론 프로그램으로 통합적 사고력을 배양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쌓아온 학업 능력, 활동, 결과물을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대입전략 짜기 프로그램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강산복 교장은 "우리 학교의 현재 성과는 교사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대입 수시 대비를 위해 학교생활기록부를 풍성하게 하고 개인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학생부 종합전형과 관련한 교육과정 개편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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