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역 나눈 표기체계…10m 오차범위 내 위치 식별
'긴급 상황 발생 시 국가지점번호를 확인하세요.'
등산이 취미인 직장인 조은비(27) 씨는 최근 대구 달서구 학산에서 하산하던 중 넘어져 발목을 접질렸다. 걱정되는 마음에 119에 구조를 요청하려 했지만 주위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만한 표지판이나 시설이 없어 쩔뚝거리며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조 씨는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한 곳인데도 위치를 설명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고 했다.
외딴곳에서 조난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가지점번호'를 사용하면 쉽사리 위치를 알릴 수 있게 된다.
국가지점번호는 우리나라 전역을 10m~100㎞ 단위까지 나눈 것으로 한글 두 개와 숫자 여덟 개를 조합한 위치표기 체계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013년 산속이나 해안가 등 인적이 드문 곳에서 범죄, 재난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도입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표지판이 설치되고 있다.
대구는 동구 신서동 초례산 등산로 일대에 가장 먼저 13개가 설치됐으며 올해 상반기 수성구 고산동 병풍산 등산로에 15개, 달서구 청룡산 등산로 일대에 12개가 설치됐다.
국가지점번호는 소방방재청, 경찰청, 산림청 등 국가 기관에서도 공동으로 활용해 어느 곳으로 긴급 신고가 들어오든 10m 오차범위 내에서 위치 식별이 가능하다. 번호판에는 QR 코드도 있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지도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대구시는 대구 야산 및 하천을 중심으로 1천400개 이상의 번호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김창섭 대구시 토지정보과장은 "연차적으로 국비를 확보해 도심 외곽 인적이 드문 곳을 우선으로 국가지점번호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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