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분양 단지마다 100대1…기존 아파트도 분양 후광 효과

입력 2015-09-03 01:00:05

황금단지 '힐스테이트 황금동' 당첨되면 최대 1억 웃돈 예상

28일부터 분양 중인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견본주택 내부 모습. 매일신문DB
28일부터 분양 중인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견본주택 내부 모습. 매일신문DB

직장인 최모(43) 씨는 2일 오전 출근길에 맞닥뜨린 풍경을 보고 부랴부랴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수성구 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200여m의 인간띠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 분양시장이 호황인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아내에게 청약 통장부터 챙겨보라고 일렀다"고 했다.

대구혁신도시 등 도심 외곽에서 지펴진 부동산 열기가 도심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분양 단지마다 100여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고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등 분양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의 경우 '황금 단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 정도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청약에 당첨되면 최대 1억원까지 웃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28일 견본주택을 공개하자마자 지난 주말에만 3만5천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고 2일 84가구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에 수천 명이 지원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6층, 전체 8개 동에서 281가구가 일반 분양되는 이 단지는 3일 1순위, 4일 2순위로 청약이 진행된다.

같은 날 동구 이시아폴리스에서 분양 중인 '협성휴포레 이시아폴리스'도 2일 1순위 청약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 속에 순위 마감이 유력하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9층에 모두 9개 동 오피스텔 153실과 59㎡, 84㎡, 108㎡ 599가구로 지어진다.

도심 분양 단지들의 성공 예감은 주변 아파트 시세도 들썩이고 있다. 힐스테이트 황금동과 접한 롯데화성골드캐슬파크는 몇 달 새 가격이 2천만~3천만원이나 오르는 등 힐스테이트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다. 두 달 전 3억3천만원(기준층 전용면적 59㎡) 선에서 거래되던 물건이 현재 3억5천500만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매매는 하루, 전세는 한 시간 공식으로 아파트 물량이 소진되고 있다. 힐스테이트의 분양 이후 캐슬의 매매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 부동산 시장은 2011년 말부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는 등 수년째 쉼 없이 달려온 탓에 체력이 고갈 직전이란 우려가 나오곤 했다. 하지만 최근의 분양 양상은 이런 염려를 다소 걷어 내고 있다. 정부가 더 이상 신규택지지구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다 도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뤄져 주택 시장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도심에는 외곽지역과 달리 공급이 항상 달리기 때문에 투기 수요가 아니더라도 실수요자의 배후 수요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등 계절적 요인도 시장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