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9→15대9' 삼성, LG에 최다 점수 차 역전승

입력 2015-08-31 01:28:13

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나바로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 박해민이 LG 실책을 틈타 득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나바로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 박해민이 LG 실책을 틈타 득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떠올리는 가장 짜릿한 추억은 LG 트윈스와 맞붙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일 것이다. 그해 11월 10일 치러진 경기에서 삼성은 9회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에 이어 터진 마해영의 사상 첫 시리즈 끝내기 홈런으로 10대9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으로서는 1982년 원년부터 기다려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대구시민야구장은 LG 트윈스 팬들에게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경기장이다. 창단 첫해였던 1990년 10월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13대6으로 물리치고 우승 헹가래를 쳤다. 당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삼성은 빙그레 이글스와 해태 타이거즈를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 역시 오랫동안 양 팀 팬들에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삼성은 30일 안방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홈런 7개 포함 35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5대9로 이겼다. 삼성의 8점 차 역전승은 팀 34년 역사상 처음이다. 전날 4대8로 패하며 자칫 연패 수렁에 빠질 뻔했던 삼성은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상대 전적에서 11승 5패의 압도적 우세를 지켰다.

구자욱의 개인 1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반격의 포문을 연 삼성은 1대9로 뒤진 채 시작한 3회 6점을 뽑으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1사 2루에서 박해민'나바로'최형우'박석민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4대9가 됐고, 이승엽의 좌월 3점 아치로 7대9까지 따라붙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10명의 타자가 공격에 나선 4회에 5점을 보태며 역전에 성공했다. 2사 후 안타로 출루한 박해민이 2루 도루 때 나온 LG의 연속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은 데 이어 나바로가 솔로홈런을 쏘아 올려 동점이 됐다.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나바로는 도루 1개도 추가, 2년 연속으로 20홈런 20도루를 달성했다.

베테랑들도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추격의 2점 홈런을 날렸던 박한이는 4회 2사 만루에서 10대9로 승부를 뒤집는 결승타를 날렸다. 최형우는 7회 쐐기 투런포 등 5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최형우는 역대 22번째로 200홈런을 돌파했다.

다만, 삼성의 임시 선발투수로 나선 장필준은 데뷔 경기에서 2이닝 7피안타(2홈런) 6실점 하며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다. 52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최고 구속이 시속 142km에 그쳤다. 1회 서상우의 3점 홈런 등 4피안타 4실점 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그는 3회 무사 1루에서 히메네스에게 2점포를 두들겨 맞아 조기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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