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송되는 사기성 '피싱(Phishing) 메일'은 하루 1억5천만 건이다. 이 중 8만 명이 속는데 피해액이 연간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킹과 보이스 피싱, 스피어(Spear) 피싱, 계좌약탈 사기, 화이트컬러 기업사기, 경매나 인터넷 도박 사기, 허위 전자상거래 등 갖가지 사이버 범죄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통계다.
FBI는 오래전부터 러시아와 루마니아, 중국 등을 사이버 범죄 온상으로 지목해 감시 중이다. IC3 연례보고서에는 이들 국가의 사이버 범죄 동향이 빠지지 않는다. 특히 루마니아는 길거리에 개와 아이들, 해커가 널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이버 범죄가 만연해 있다. FBI가 루마니아인 수백 명을 훈련시켜 현지 수사요원으로 활동하게 할 정도다.
루마니아가 정보기술 분야에서 남다른 재주를 갖게 된 것은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컴퓨터를 진보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수단으로 강조하면서다. 탁아소에서부터 컴퓨터 교육을 받지만 취업이 어렵자 수많은 청년들이 사이버 범죄에 빠졌다. '인터넷 뱀파이어'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된 것이다.
사이버 범죄로 인한 대표적인 피해 당사자가 우리나라다. 뛰어난 IT 환경과 낮은 보안의식이 낳은 결과다. 보이스 피싱 등 관련 범죄 뉴스가 매일 쏟아진다. 사이버 범죄 피해가 매년 커지자 당국도 피해 예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개봉을 앞둔 보이스 피싱을 다룬 스릴러 범죄영화 '함정'(감독 권형진)의 범죄 예방 효과에 주목해 제작사와 대국민 공동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현재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를 자체 운영하고 있지만 시사회나 SNS 공지, 홍보전단지 등 보다 친숙한 방식으로 대응 요령을 홍보할 계획이다.
보이스 피싱 등 내 주머니를 노리는 사이버 범죄 앞에는 장사가 없다. 누구나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이버 범죄는 진화한다. 피해를 막으려면 그런 환경에 되도록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돈 우스갯소리다. 보이스피싱 범인이 아들을 보려면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엄마 왈, "잘 키워주세요"라며 뚝 끊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아예 무시하는 것도 피해를 막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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