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교통사고 전국 최다 도시 오명 벗자

입력 2015-08-27 01:00:08

노인과 인구 1만 명당 교통사고 전국 최고

운전자의 준법정신과 철저한 단속이 해법

대구가 전국 대도시 가운데 인구 대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지난해 인구 1만 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57.6건에 달했다. 노인 인구 교통사고율도 전국 최고일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만 명당 0.69명으로 0.88명을 기록한 울산 덕분에 겨우 꼴찌를 면했다.

대구가 교통사고 최다도시란 불명예를 안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1만 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서울의 40.1건이나 부산의 36.5건에 비해 턱없이 많다. 인천 31.4건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대구와 비교할 수 있는 도시라곤 광주(55.4건)뿐이다.

노인 교통사고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1만 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64.5건이었다.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노인 교통사고는 최근 5년간 30.8%나 늘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같은 기간 20.4% 증가한 노인 인구 증가율을 크게 앞지른다.

대구가 사고 도시 오명을 쓴 것은 2014년 기준 전국 교통사고 다발지역 상위 10곳 가운데 4곳이 이름을 올린 데서도 잘 드러난다. 달서구 감삼동 죽전네거리는 전국 2위였고 범어네거리(4위) 계산오거리(5위) 성당네거리(6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교통사고 다발지역 상위 20곳으로 확장하면 무려 7곳이 대구였다. 두류네거리(11위)와 감삼네거리(15위), 황금네거리(20위)가 이름을 보탰다.

이처럼 대구가 최다 교통사고 도시 오명을 쓴 것은 과속, 난폭운전, 끼어들기 등 시민의 안전운전 의식이 희박한데다 불합리한 신호체계, 교통 흐름을 고려 않는 건수 위주의 단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대구경찰청이 난폭 운전으로 적발한 운전자는 5천730명에 달했다. 끼어들다 적발된 운전자도 4만7천404명이나 됐다. 3천721명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들 모두가 대구를 '교통사고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만든 장본인들이다.

대구 도로 위는 지금도 꼬리물기와 얌체 운전, 방향지시등 미점등, 복잡한 도로에서의 불법 주차 등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널려 있다. 이제 운전자 스스로 나 하나쯤이야 하는 그릇된 운전 습관을 접어야 한다. 경찰은 한적한 도로에서의 쉬운 단속이 아니라 복잡한 도로에서의 힘든 단속을 통해 시민의식을 깨워줘야 한다. 대구가 교통사고 최다도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운전자와 단속기관 모두 자신의 의무를 철저히 지키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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