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유치 100년 대계…수천억 지원금 '경제 부흥기' 오나

입력 2015-08-26 01:00:04

원전 기피시설 가득한 경주, 원해연 유치 땐 14조 돈방석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지금 경북 동해안은 몹시 시끄럽다. 앞으로 100년 이상을 내다보는 정밀한 셈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지금 경북 동해안은 몹시 시끄럽다. 앞으로 100년 이상을 내다보는 정밀한 셈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경북 동해안이 원자력발전사업을 둘러싼 현안으로 시끄럽다. 어떤 사안은 우려로, 또 다른 사안은 기대로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경주는 앞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둘러싼 심사로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방폐장 운영을 앞두고 안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덕은 신규원전 건설 찬반을 두고 민-민'민-관'지자체-정부 등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울진은 신규 원전 건설 대가로 받은 정부지원금을 제대로 쓰지 못해 지자체에 주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전 유치 과정에서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정밀한 셈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수원 본사'방폐장 들어오는 경주

원전 및 관련사업 진행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바라는 기대도 우려 못지않게 크다. 방폐장 운영에 따른 지원사업이 본격화되고 올해 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이 약속대로 진행된다면 경주의 경제 성장 규모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또 경북도와 힘을 합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원전해체기술산업종합연구센터(이하 원해연)가 경주에 들어선다면 지역경제 성장 규모는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한수원은 1기당 폐로 비용을 2003년 말 3천251억원으로 잡았다가 최근 6천33억원으로 늘렸다. 미국의 7천800억원에 한참 못 미치지만 정부의 추산대로만 해도, 2050년 국내 폐로시장은 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현재 원해연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2019년까지 1천473억원을 들여 7천550㎡ 규모의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원전 해체 기술의 실증과 검증이 가능한 연구장치 등이 들어선다.

원해연은 올해 안에 유치 지역이 결정되면 2028년까지 13조4천55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원해연이 경주에 유치될 경우, 당장 관련 기업과 산업들의 유치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막대한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도는 경북 동해안지역에는 방폐장'원전 등 온통 기피시설만 들어서 있지, 산업'연구기관(서울 3, 대전 8, 부산 5, 전북 1)은 전무하다는 점을 원해연 유치의 당위성으로 들고 있다.

◆지원금 쏟아진다는 울진에서는?

울진도 이미 받아놓은 지원금을 지혜롭게 쓴다면 지역경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원전 건설과 관련해 울진군과 합의한 8개 대안사업비(2천800억원) 중 900억원을 지난 7월 송금했다. 올 하반기에 900억원이 송금되고, 내년 초에 나머지 1천억원이 지원되면 울진군은 대안사업비 2천800억원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추진은 기약 없지만 자금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울진군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군은 현재 울진지방상수도 확장공사에 460억원,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교직원 사택 확보 비용 30억원, 사업타당성 조사용역비 20억원 등 510억원의 사업비 용처를 결정해 둔 상태다.

◆원전 유치, 지역에 돌아오는 경제 효과는?

울진처럼 원전이 들어서는 지역에는 지원금뿐만 아니라 경제활성화 지원 및 지역주민 고용 등의 혜택이 있다.

내년 5월 준공예정인 신고리 3'4호기 지원금 내역만 봐도 그렇다. '건설 중 지원금'은 특별지원사업(1천146억원), 기본지원사업(440억원), 사업자지원사업(440억원), 취득세(300억원) 등 4가지로 모두 2천326억원이 해당지역에 내려온다.

기본지원사업(3천300억원), 사업자지원사업(3천300억원), 지역자원시설세(6천600억원), 지방세(3천억원) 등 모두 1조6천200억원으로 구성된 '운영 중 지원금'도 지역에 스며든다.

이 둘을 합친 지원금 총액은 1조8천526억원에 달한다. 공사 준공 시까지 2천326억원이 집행되고 준공 후 60년 동안 매년 270억원이 지원된다.

2018년 4월 준공 예정인 신한울 1'2호기는 1조8천625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지역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신규 건설 발전소는 반경 5㎞ 이내 지역 주민 가운데 전원개발사업예정지구 지정 고시일 포함 이전 6년 이상 거주일 때 본인 10%, 자녀 5%의 채용 가점이 부여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라는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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