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만리장성 프로젝트'] <8>중국인 팸투어 동행기(고령·청도편)

입력 2015-08-25 01:00:05

"대가야와 프로방스,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8일 고령 가얏고마을에서 가야금을 직접 튕겨보면서 신기해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8일 고령 가얏고마을에서 가야금을 직접 튕겨보면서 신기해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9일 고령 개실마을에서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엿을 만들어 보고 있다.
9일 고령 개실마을에서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엿을 만들어 보고 있다.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8일 고령 산림 녹화기념숲에서 폐 현수막과 나뭇잎, 꽃 등을 이용해 가방과 손수건을 직접 만들어 펼쳐보이고 있다.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8일 고령 산림 녹화기념숲에서 폐 현수막과 나뭇잎, 꽃 등을 이용해 가방과 손수건을 직접 만들어 펼쳐보이고 있다.
9일 고령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를 방문한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들이 환호하며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9일 고령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를 방문한 중화권 외국인 유학생들이 환호하며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고령의 대가야와 청도의 프로방스 포토랜드는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경상북도와 고령군, 경북관광공사는 이달 8, 9일 이틀 동안 중국과 대만의 외국인 유학생 23명을 대상으로 고령군과 청도군에서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 행사를 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고령과 청도의 주요 명소들을 찾아가 관람하고 문화체험도 했다. 관광업계의 큰손인 중국과 대만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북도의 전략이다.

◆가야금과 우륵을 만나다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단 일행은 8일 오후 1시쯤 고령 우륵박물관에 도착했다. 우륵박물관에서 우륵의 탄생과 가야금의 종류'제작과정 등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가야금이 만들어지기까지 4, 5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들은 놀라워했다. 가야금은 오동나무를 그늘에서 4, 5년 동안 말린 다음 제작을 하기 때문.

이어 이들이 도착한 곳은 대가야 가얏고마을. 이 마을에서는 허미자 강사로부터 가야금 연주법을 배웠다. 유학생들은 개인마다 지급된 가야금을 받아보고 신기해했지만, 가야금을 배우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들은 20여 분 만에 아리랑을 연주할 정도로 학습 속도가 빨랐다. 한 여학생은 가야금을 너무 열심히 튕겨 손에 물집이 잡혔다면서 울상을 짓기도 했다.

중국에서 어릴 때 고쟁을 배웠다는 동준이(29'이화여대) 씨는 "가야금 하나를 만드는 데 이렇게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지 처음 알았다"면서 "가야금은 중국의 전통악기인 고쟁과 비슷해 배우기가 쉬웠다"고 했다.

가얏고마을에서 20여 분 떨어진 고령 산림녹화기념숲에 들어선 학생들은 폐현수막과 종이, 나뭇잎, 꽃 등을 이용해 가방과 손수건을 만들었다. 폐현수막으로 가방 모양을 만든 다음 겉면에는 종이에 그려 놓은 꽃과 동물, 채소, 캐릭터 등을 붙여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방을 만든 것. 또 흰 손수건에는 자신이 원하는 나뭇잎과 꽃 등을 망치로 두드려 물을 들였다.

이들의 다음 행선지는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 청도 소싸움테마파크에 다다른 유학생들은 농사에 사용됐던 소가 왜 싸움을 하는지, 싸움 소의 문화와 역사, 전 세계의 소싸움 등에 대해 궁금해했다. 또 황소와 줄다리기도 하면서 힘겨루기를 하는 체험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소가 싸우는 현장을 직접 보지 못하고 돌아선 것은 이번 여행의 옥에 티. 장재선(22'한양대) 씨는 "중국에서는 일부 소수민족이 소싸움을 하지만, 한국처럼 소를 주제로 박물관을 만들고 소싸움을 하는 것은 신기한 일"이라고 했다.

오후 6시쯤 도착한 청도 와인터널은 이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안겨준 색다른 곳이었다. 테이블마다 6명씩 앉아 시음용으로 제공된 스페셜와인과 레귤러와인을 연거푸 마시면서 여유를 즐겼다. 진수홍(21'서울여대) 씨는 "감와인에서 감 향기가 나 포도와인과는 차이가 있다. 와인을 시음만 하는 것보다 와인을 제작하는 과정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인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에서는 피곤했던 하루를 말끔하게 씻어줄 만한 풍광이 펼쳐졌다. 화려한 불빛에 외국인 유학생은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이들은 화려한 불빛을 배경으로 연방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대가야를 품다

둘째 날은 고령 개실마을에서 엿 만들기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쌀과 엿기름을 이용해 식혜를 만든 다음 7, 8시간 정성껏 달여 강엿을 만든다. 강엿을 20여 분간 마주앉은 짝과 당기고 꼬는 것을 반복한 다음 길게 늘여 엿을 만드는 것. 엿 만들기가 익숙하지 않은 유학생들은 제대로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아 한참 애를 먹었다.

장위(25'동국대) 씨는 엿을 길게 늘이지 않고 하트와 가오리 모양의 엿을 만들어 주위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란원(23'인하대) 씨는 "엿이 따뜻하고 부드러워 좋았다. 엿을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맛이 더 좋았다. 향긋한 향기가 났다"고 했다.

직접 만든 엿을 들고 찾은 곳은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과 왕릉전시관, 대가야박물관. 외국인 유학생들은 고령 대가야읍 주산 능선에 있는 대가야 고분군을 따라 올라가면서 대가야의 기상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중국에는 대가야 고분군처럼 한 곳에서 여러 개의 무덤을 볼 수 없어서인지 많은 관심을 가졌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산등성이에 왜 무덤을 만들었나' '어느 무덤이 더 권위가 있는 것인가' '무덤에는 누가 묻혀 있나' '경주 천마총처럼 무덤 내부를 볼 수 있나' 등 질문을 연이어 쏟아냈다. 특히 700여 개의 대가야 고분군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광자원화하는지에 대해 무척 궁금해했다.

한 가지 중국인들의 색다른 문화가 이곳에서 나왔다. 이들은 "중국에서는 무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면서 고분군 앞에서의 단체사진을 거부한 것이다.

지산동 44호분의 내부를 재현한 대가야 왕릉전시관에서는 대가야 시대 순장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권력의 통치자가 죽으면 주위 사람들을 함께 무덤에 묻은 순장 이야기를 듣고는 모두 놀라워했다. 가연(30'서울여대) 씨는 "중국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부인과 함께 묻는 풍습은 있지만, 하인들까지 죽이지는 않는다"면서 "대가야 시대에 8세 여자아이까지 순장한 것을 보고 놀라웠다"고 했다.

이들은 다음 관광지인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를 둘러보면서 1박 2일간의 관광체험을 마쳤다. 대다수 유학생은 무더위에 힘들어하면서도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해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면서 아쉬워했다.

※고령'청도 코스

고령 우륵박물관~대가야 가얏고마을~고령 산림녹화기념숲~청도 소싸움 테마파크~청도 와인터널~청도 프로방스~고령 개실마을~대가야 고분군'왕릉전시관'박물관~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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