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가 지킨다. 충성!" 장병들 전역 연기·휴가 반납

입력 2015-08-24 20:24:19

현역 때 군복 꺼내 입은 예비역 "나라가 부르면 언제든" 전의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24일 경북 동해안 해안부대에서 50사단 장병들이 해안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24일 경북 동해안 해안부대에서 50사단 장병들이 해안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북한의 도발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 안보의식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전역을 앞둔 육군 장병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전역을 미루거나 휴가를 반납하는가 하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군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SNS에 올리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육군은 24일 북한군이 포격 도발한 서부전선 일반전초(GOP)부대인 육군 5사단에 부분대장으로 복무하는 문정훈(24) 병장이 25일 전역 예정이지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병장은 "도발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우들과 함께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같은 부대 포병연대에 근무하는 민홍기(23) 상병도 다음 달 2일 전역 예정이지만 연기를 결심했다.

최전선이 아닌 곳에서도 전역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서부전선 후방 5기갑여단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 등도 24일에서 다음 달 중순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 65사단에서 분대장으로 근무하는 서상룡(24) 병장은 전역까지 2주 이상 남았지만 현 상황 탓에 일찌감치 전역 연기를 결심했다고 한다. 육군에 따르면 24일 오후 6시까지 전역 연기를 신청한 병사는 50여 명에 달한다. 육군 관계자는 "전역 연기 요청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휴가를 반납하는 병사는 워낙 많아 파악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예비역을 포함한 20, 30대 누리꾼들도 SNS를 통해 강한 안보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국방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예비군 남성들의 글이 쇄도했다. 대부분이 현역 복무 때 입었던 군복이나 전투화 등을 찍은 사진과 함께 '나라가 부르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 등 전의를 불태우는 글이었다. 전역한 지 4일째 됐다는 한 예비역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복 사진을 올려 '전역 4일째지만 항상 대기 중'이라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감동을 사기도 했다.

이를 본 20, 30대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동안 북한 도발이 있을 때마다 20, 30대 사이에서도 음모론 등을 제기하며 '남남갈등'으로 이어졌던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육군이 21일 '북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예비군 글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자, 사흘간 1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1만2천여 건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군복 입은 남편이 아들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군인 아빠입니다. 언제든 준비돼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다른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