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이 신도청시대를 맞아 경북 관광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부푼 꿈을 꾸고 있다. 안동호와 낙동강'반변천 등 강과 호수가 만들어낸 다양한 역사와 문화, 수변공간들이 '수향(水鄕) 안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물길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마을을 이뤄 살았고, 강변 마을에는 저마다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냈다.
그 속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스며 있고, 또 서민들의 살림살이에는 그들만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져 오고 있다. 낙동강 물길을 따라 퇴계 선생이 후학들과 철학을 논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해 흐르고,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온몸을 던져 구국의 길에 나섰던 항일지사들의 혼이 서려 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신도청시대 경북의 중심도시로 거듭나고,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 '세계유산'역사문화관광 도시'로 탈바꿈하려 한다.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안동 관광의 과제와 가능성을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관광객 1천만 도시의 꿈
권영세 안동시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 만들기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문정신 부흥과 유교의 아시아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다보스포럼'에 버금가는 인문가치 포럼으로 성장시켜 세계문화교류의 장(場)으로 육성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3대 문화권 사업 본단지 공사를 시작으로 공정에 가속도를 낼 것이며, 에코펀 테마파크와 임하호 수상레저타운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고택'종택 명품화 사업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고, 느끼고, 쉬어가는 체험 연계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임팩트(Impact) 안동'이 되도록 할 것이라 강조했다.
권 시장은 "안동국제탈춤축제의 자립기반을 조성해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로 우뚝 서게 하고 세계화 역량도 키워 나가겠다"며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봉정사, 한국국학진흥원 유교책판,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관련 유네스코 유산 3대 카테고리 등재를 관철시켜 우리 유산이 세계인의 유산으로 그 가치와 품격을 드높일 수 있도록 세계화 역량을 강화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동을 찾는 관광객은 지난 2010년 이후 해마다 500만 명을 돌파, 국민 10명당 1명꼴로 안동을 찾고 있는 셈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동을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 2005년 300만 명을 돌파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0년 하회마을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500만 명을 돌파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계유산도시로 거듭난 2010년 관광객 530만 명이 찾았고, 2011년에는 구제역 여파에도 불구하고 518만 명, 2012년과 2013년, 2014년에는 550만 명이 안동을 찾았다.
안동시는 2020년을 1천만 관광객 시대로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른 관광 청사진을 그리면서 인프라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3대 문화권사업과 관광'레저'숙박 등 관광산업을 비롯해 신도청시대를 맞아 경북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대구와 청도 등 인근 도시들과 손을 맞잡고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중옥 안동시 관광진흥담당은 "관광 인프라 구축은 대부분 2018년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2020년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도청시대 개막과 함께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유산을 보유한 글로벌 관광도시에 걸맞은 시민의식 선진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보물단지 안동'임하호가 이끌고
안동시는 안동발전을 가로막아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안동 임하호와 안동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미래 청사진을 새로 그릴 '보물단지'로 만들어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이끈다.
안동시는 물을 레저공간으로 활용하고 강 주변 시간의 흔적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영가지에 기록된 견항진(犬項津'개목나루)을 복원하고 낙동강과 수변공간에는 수상레포츠와 백조공원, 샌드파크, 하아그린파크 등 물을 테마로 한 다양한 공원을 조성했다. 또 개목나루와 연결된 2㎞의 안동 호반나들이길은 주말이면 3천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등 월영교와 함께 안동 최고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임하호의 경우 임동면 중평리와 수곡리 일원 15만㎡에 오토캠핑장과 수상계류장, 전망대, 등산로 등 '임하호 수상레저 타운'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까지 이곳에는 민자유치를 통해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등 수상레포츠클럽과 수상골프연습장, 관광유람선 등이 들어선다.
특히 급변하는 관광환경에 대응해 안동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보유할 수 있는 '안동호 주변 장기발전 종합계획'을 마련, 안동호를 문화관광단지권'절강리권'3대 문화권'도산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개발을 추진한다.
안동호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급변하는 관광 환경에 맞춰 안동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보유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관광단지권'은 기존 166만㎡의 개발부지를 381만㎡로 확장해 교육'연수시설을 유치하고 루지체험장과 순환모노레일, 생태순환로 등을 조성한다. '절강리권'에 대해서는 주진교 일원에 번지점프와 서바이벌장, ATV체험장 등을 갖춘 주진 레포츠단지를 조성하고 배스타운과 절강리 힐링 빌리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3대 문화권'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선비유교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선성현문화단지, 서부스토리빌리지와 연계한 산림문화휴양촌이 조성된다. '도산권'은 강촌복원과 이육사문학관 증축,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확장, 도산구곡 산책로 조성 등이 포함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3관왕으로 보탠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세계유산 도시로 거듭난다. 안동시에 따르면 2018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유산'과 '세계기록유산' '인류무형유산'을 모두 보유하는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3관왕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은 그동안 물질만능주의 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대안으로 유교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정신문화의 수도로 각광받았다. 한국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등 다양한 유교'유학연구 기관들이 활성화됐고, 3대 문화권 사업과 21세기 인문가치포럼 등 유교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특히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국내외 석학들이 안동에 모여 물질 만능과 경제논리에 갇힌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전쟁과 기아, 빈부격차 등 문제를 정신문화와 한국적 경영'정치'철학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대안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안동의 정신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적 유산들도 소중한 인류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하회마을 세계유산 등재 이후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한 해 5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때문에 안동시가 추진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사업은 오는 2020년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앞당기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하고 있는 '유교책판'은 오는 10월 4일 열리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확정될 전망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이 문중으로부터 위탁받아 소장 중인 '유교책판' 6만4천226장은 지난해 3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가 제출돼 전문가 검토를 마쳤다.
안동 서후면에 자리한 봉정사는 '한국의 전통산사' 7곳에 포함돼 내년 말까지 세계유산 신청서 작업이 끝나면 2017년 1월쯤 세계유산센터에 제출, 전문가 검토를 거쳐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확정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도 '한국의 탈춤' 13개에 포함돼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준비 중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등재 여부도 2018년쯤 결정될 전망이다.
계획대로 등재가 이뤄진다면 안동시는 유네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인류유산 3개 카테고리에 모두 등재되는 유일한 도시로 자리 잡게 된다. 안동시가 명실상부한 '세계유산 도시'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손상락 안동시 세계문화유산담당은 "안동 문화가 유네스코 3대 카테고리로 모두 등재되면 지역 문화의 역량과 다양성을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 된다. 세계유산은 1천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관광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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