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만들어 '역할 분담' 생활…대구 청소년 성매매 올해 56건
가출 청소년 A(17) 양은 지난 몇 달간 지옥 같은 생활을 겪었다. 오갈 곳이 없던 상태에서 만난 B(21) 씨에게 속아 '가출팸'에 들어간 뒤 대구 등 전국을 돌며 성매매를 강요당하였기 때문이다. A양은 "우리 가출팸에는 4명의 여고생이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며 "한 명이 탈출 경찰에 신고해 B씨가 체포되고 난 후 지난달 가출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들이 그룹을 만들어 생활하는 '가출팸'(가출 패밀리)이 성매매의 온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의지할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 가출팸을 만들지만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지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성매매' 꾐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가출팸이 성행하면서 청소년 성매매도 증가 추세에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청소년은 2012년 33명에서 지난해에는 47명, 올 들어 7월까지는 무려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구에서만 한 달에 8명 이상의 청소년이 가출팸 등을 통해 성매매에 나섰다가 적발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채팅이나 앱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는 대부분 가출팸 등의 그룹을 형성해서 서로 역할 분담을 통해 이뤄진다"며 "가출팸에 들어간 뒤 강압적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가출팸이 성매매로 이어지는 원인은 가출 청소년이 겪는 '생활고'와 관련이 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생계가 어려워 가출팸에 들어간 여성 청소년들은 그룹 안에서 가장 만만하고 힘이 없는 대상인 만큼 성매매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일부 성인의 잘못된 인식과 맞물려 여성 청소년이 성매매에 노출되는 것"이라 말했다.
가출팸이 성매매 온상이 되면서 피해 청소년이 다시 가해자로 변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손병근 대구시청소년문화의집 소장은 "적게는 5명, 많게는 20명까지 몰려 생활하는 가출팸에서 성매매 피해를 당한 여성이 또다시 가해자가 돼서 자신보다 약한 여성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며 "얼마 전에도 가출팸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했던 청소년이 나이가 어린 여고생 두 명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다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소년 전문가들은 가출을 막을 수 있는 가정의 역할과 함께 가출 청소년 쉼터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은주 대표는 "쉼터 운영이 지나치게 엄격해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는 만큼 가출 청소년 상황에 맞는 장'단기 쉼터 운영이 필요하다"며 "우선 청소년 가출을 막을 수 있는 가정의 역할과 함께 어려운 가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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