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1번지 경북 창조경제 메카 우뚝]<1>창조경제란 무엇인가

입력 2015-08-13 07:00:00

아이디어로 돈 버는 세상…'스마트 팩토리' 500곳 키운다

박근혜정부는 취임 초반 '창조경제'를 들고 나왔다. 박 대통령이 이 말을 꺼내 들었을 때 대다수 사람들이 "그게 뭐냐"고 물었다.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언론에 오르내린 지 1년 넘게 흘렀지만 여전히 이 개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는 사이에 경북도를 비롯해 전국 17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만들어져 지난해 이후 올해까지 모두 문을 열었다.

"또 관(官) 주도냐"라는 말도 나왔지만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모두 파트너로 참여했다. 여태까지 정부 주도의 '경제 혁신 정책'과는 뼈대부터 다른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구미를 직접 찾아오는 등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삼성이 파트너로 동참한데다 포스코도 자발적으로 참여, 전국에서 처음으로 '창조 쌍발엔진'이 달린 것이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주목할 부분이 더 있다. 제조업 혁신뿐만 아니라 경북의 농업 및 문화관광자원인 사과, 고택'종가음식 등까지 '혁신의 대상'이 된 것이다.

매일신문은 모두 10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산업화 1번지 경상북도가 '창조경제의 메카'로 변화하는 현장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창조경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산업단지는 이제 생산만 하던 곳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사업화되는 '창조산업단지'로 거듭나야 합니다."

창조경제를 정권 차원의 '주제어'로 내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말 구미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내놓은 말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지금 우리 산업단지는 생산설비가 노후화되고, 주력업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제조업을 이제 그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융합형 신제품과 신사업을 창출해내자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이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는 핵심사업을 발굴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성과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으로 인해 탄생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대기업이 깃대를 잡지만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대기업 중심에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으로 가는 것이 창조경제의 근본적 방향성이다. 작은 기업이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도 훌륭하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기업 등에게 돈을 지원해주거나 지원받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투자, 마케팅, 판로 개척, 해외 진출, 컨설팅까지 여러 방면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계도 제공한다.

◆제조업 기지 경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삼성이 이끄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금오테크노밸리 내)는 우리나라 전자 산업의 메카 구미를 국내 제조업 혁신의 모델로 급부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젊고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새로운 제조업 기반을 만들어내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사업이 진행된다. 부품 공급'조립'생산'유통 등의 과정에서 미래형 공정 관리 개념을 도입, 대량 생산에 매달려온 기존 제조업 현장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은 스마트 공장을 통해 제조업 부활'일자리 창출 등의 기회로 삼았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업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스마트 팩토리 500곳을 키워낼 방침이며 최근엔 스마트 팩토리를 1천 곳까지 키운다는 내부 계획도 구체화 중이다.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를 삼성에 제안했으며 삼성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새마을운동을 공장에 수혈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사소한 청소에서부터 제조업 현장의 모든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보자는 것이 '공장 새마을운동'. 10곳의 기업이 시범사업에 나서 공장 새마을운동 실천에 나섰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는 프로젝트를 만든다. 의료기기'탄소복합 응용부품'로봇'3차원 영상진단'스마트 센서'금형'3D 콘텐츠 등 7대 신수종 부문에서 삼성이 직접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편다는 것이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와 함께 구미1공단을 창조산단 모델로 정한 뒤 행복주택'오피스텔'각종 문화공간 조성 등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공단 재생 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

포스코도 거들고 나섰다. 정부 신청'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경북도'포항시와 협약을 맺어 탄생한 것이다. 포스코가 참여하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포스텍 내)는 포항을 에너지'클린테크'소재 분야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은 물론, 침체에 빠진 철강공단을 구조고도화하는 사업을 편다.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포항공단을 최소 에너지 소비'최저 유해물질 배출 공단으로 탈바꿈시키는 등의 '환경 산업 메카 포항' 구상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유라시아 협력 모델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통해 포항 철강공단 업체들의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도 가져올 계획이다.

◆경북에서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삼성이 동반자로 참여하게 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업 부문에서 '창조'를 입히게 된다.

삼성그룹 산하 삼성경제연구소'호텔 신라 등이 참여한 가운데 경북 농업'관광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6차 산업화' 프로젝트를 가동할 예정이다.

호텔 신라'제일모직'웰스토리'삼성벤처투자'삼성경제연구소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참여해 경북의 고택과 종가음식을 관광자원화하고 포항 상옥마을을 '스마일 사과 마을'로 조성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 개척에 나선다.

도내 주요 고택의 관광자원화와 관련, 호텔 신라의 제휴점으로 승격시키는 안까지 향후 협의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프랑스의 농가 숙박 브랜드인 '지트 프랑스'(Gite de France)를 모델로 삼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예약하는 지트 프랑스는 경북도가 바라는 '고택 한 스테이' 프로그램의 벤치마킹 모델이다.

포항의 유명 사과 산지이자 스마일 사과 마을로의 변신을 준비 중인 상옥마을도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이 마을 명예이장으로 오는 등 스마일 사과 마을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이 마을에서 스마일 사과, 키스 사과 등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사과를 생산, 사과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룬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1차 산업인 사과 재배에 2'3차 산업적 특성을 입힌 뒤 관광상품까지 가미, 사과를 6차 산업화 모델로 만드는 일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삼성과 포스코가 함께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경북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선도지역이 될 수 있도록 도지사가 직접 이 업무의 추진 상황을 챙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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