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근대역사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7월 10일부터 9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장소의 기억, 시간을 달려온 공감(共感)'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70년 전 근대기 대구의 주요거리 모습과 생활상 등 풍광을 담은 사진엽서, 현재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등 관련 자료 70점을 비교해 선보인다. 대구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이 전시회에 다녀오지는 못했다. 바로 며칠 전 만난 지인이 기획전 포스트를 한 장 들고 온 게 눈에 들어와 그제야 특별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특별전의 포스트를 보며 지난 5월 대구근대문화제 기간에 기획되었던 '일제강점기 대구엽서 실물전'이 떠올랐다. '시간과공간연구소'가 기획하고 대구하루가 장소를 제공한 이 일제강점기 대구엽서 실물전은 원래 대구근대문화제 기간인 5월 1일에서 5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였지만, 당시 그것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의 수고를 줄곧 지켜보는 입장에서 모처럼의 기획물이 너무 짧은 기간 내에 철수되는 것이 못내 아쉬워 기간 연장을 부탁하여 약 한 달간 전시를 계속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시기별 대구부(大邱府) 지도 3장을 확대하여 만든 패널을 서가 한쪽 벽면 전체에 설치하고, 각각의 지도 위에 당시의 거리풍경이나 건물 등을 담은 실물엽서 약 200여 점 정도를 붙여놓았다. 이때 선보인 대부분 엽서는 대구의 근대사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지인들이 오랜 시간 여러 경로를 통해 사비를 털어 꾸준히 사 모은 것들인데, 공간 제약상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엽서 중 극히 일부분을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오랜 노력 덕분에 근대기 대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 같아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당시 전시 기간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지인이 알려줬다며 일부러 이 엽서를 보기 위해 발길을 해주신 어르신도 계셨고, 단순히 차 한잔 마시러 왔다가 우연하게 엽서를 감상하고 가신 분들도 많았다.
그중엔 대구사람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과 일본인들도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엽서를 본 감흥은 세대별로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근대기 건물에 대한 추억을 가진 분들은 자신의 젊은 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지인들과 오랫동안 그것을 화제로 담소를 나누다 가시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층들은 박물관 역사자료를 보는 것처럼 덤덤한 반응과 함께 현재의 대구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대구근대역사관의 특별전이 마치 그때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것 같아 반갑다. 늘 발등에 떨어진 불 같은 일들을 처리해 나가느라 차일피일하고 있지만, 오늘은 내친김에 전시회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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