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1] 돌아온 스마트폰

입력 2015-08-06 01:00:01

정신교(대구시 북구 산격2동)

폴더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어 쓴 지 2년이 되자 할부금도 정산되고,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에도 익숙해졌다. 그리고 정초에 회갑 기념으로 아내로부터 새 폰을 선물로 받았다. 옛것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른 속도와 시원한 화면 속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 앱들에 매료되어 눈 깜짝하는 사이에 한 달이 지나갔다.

여느 때처럼, 일요일 오후에 수영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차, 폰이 없다'. 탈의실에서 잠깐 TV를 보는 사이에 상의 주머니에서 흘러내린 것 같았다. 급히 아내의 폰으로 통화를 시도하니 이미 전원은 꺼져 있고, 수영장에도 없다고 하였다. 부리나케 대리점에 가서 분실 신고를 하고, 수영장에 다시 가서 군데군데 방을 붙여 놓고 안절부절못하면서 기다렸다. 며칠 동안 조석으로 아내와 분실한 폰에 신호를 보내어 보아도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메아리만 돌아왔다. 이후 곧 설 명절이 시작되고, 설상가상으로 어쩌다가 승용차 문에 손가락까지 다치게 되어서, 실의 속에 맥 빠진 연휴를 보냈다.

휴일이 끝나서 다시 바빠지고 연락들이 많아지자,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보관하고 있던 옛 폰을 다시 사용하게 되었다. 무겁고, 느리고, 또 앱도 부족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면서 마음도 차분해졌다.

꽃샘추위들이 연거푸 겹쳐 지나간 후에 봄기운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퇴근을 앞둔 시간에, 난데없이 경찰서에서 휴대폰으로 온 전화를 받았다.

"스마트폰 도난당하셨지요?" "예, 에, 도난은 아니고, 분실했습니다만…."묻는 대로 경위를 설명하니, 분실한 그 폰을 장물아비로부터 압수하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보내 준 양식에 맞추어 진술서 등을 작성하여 팩스로 보냈다. 들뜬 기분으로 며칠을 보내자, 드디어 우체국 택배 아저씨가 왔다. 잃어버린 바로 그 황금색 스마트폰이 뽁뽁이 비닐로 싸여 있었다. 한 달 만이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코끝이 찡해지면서 이내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꼈다.

담당 형사님들의 노고와 배려에 거듭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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