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무혐의' 경찰 수사 종결…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

입력 2015-08-05 01:00:00

경찰의 '심학봉 국회의원 성폭행 혐의' 수사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경찰은 40대 여성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심 의원에 대해 '혐의없음' 의견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성폭행 사건 연루로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었지만 결론은 두 사람 간의 부적절한 관계로 마무리 지어진 것이다.

하지만 성폭행 신고와 이후 진술번복 등의 과정에서 풀리지 않는 의혹이 적잖다.

◆피해여성의 진술 번복

먼저 피해 여성 A(48) 씨의 행적이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지난달 13일 오전 심 의원이 머무는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 방에 왜 갔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얼굴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와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심 의원은 12일 밤과 13일 오전 A씨에게 각각 3차례, 2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술 번복 배경에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A씨는 지난달 24일 1차 조사에서 "호텔에 들어가자 팔을 누르고 옷을 벗긴 뒤 성폭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1만원권으로 현금 30만원을 주고 이후 (심 의원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괘씸하고 모멸감을 느꼈으며 성폭행을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과 31일 각각 있었던 2, 3차 조사에서는 "성폭행이 아니며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간에는 회유나 협박, 금품 수수 등의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부인했다. 성폭행 신고를 한 여성이 뚜렷한 이유없이 불과 며칠 만에 진술을 번복한 셈이다.

◆성폭행 전후 심 의원과 피해 여성 행적

경찰 조사에서 심 의원은 2년 전에 우연히 A씨를 한 차례 만났고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다 6월 29일 심 의원과 A씨 등이 포함된 4명이 술자리를 같이했고 이후 두 사람은 틈틈이 안부성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오빠" "동생"이라고 호칭을 쓰면서 "잘 지내지" "보고 싶다" 등의 문자를 교환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심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아는 동생으로 진술했다. 또 성폭행 신고 이후 이틀이 지난 26일에도 A씨는 심 의원과 만나 식사를 했고 노래방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행 신고 전후 두 사람 간의 행적을 볼 때 '성폭행 신고'나 이후 '성폭행이 아니었다'는 진술 번복 모두 쉽게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다.

◆경찰 수사의 한계

경찰 수사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비판의 여지를 남겼다. 피해자인 A씨가 진술을 번복해 "성폭행이 아니다"고 진술, 경찰은 당초 무혐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소극적인 수사를 펼쳤다. 피의자인 심 의원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를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언론보도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였다. 심 의원을 전격적으로 소환하는가 하면 A씨에 대해 회유나 협박, 금품 수수 등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일 심 의원을 단 한 차례 몰래 불러 조사를 한 뒤 다음날 곧바로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짜맞추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 회유나 협박, 금전 거래 등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했을 뿐 별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성폭행을 주장했던 여성이 진술을 번복한 이상 수사를 더 진행하기가 쉽지 않으며 금품 수수와 관련해서도 계좌 추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추가 단서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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