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매력에 빠진 침산초교 김현우 군
"모노레일을 타는 순간 제 꿈이 생겼어요."
모노레일의 매력에 빠져 '3호선 앓이'를 하는 11살 꼬마가 있다. 대구 침산초등학교에 다니는 김현우(4학년) 군. 김 군은 지난 4월 개통 전 무료시승 행사 때 도시철도 3호선을 처음 탔다. 집에서 가까운 북구청역 승강장에 로보카폴리 전동차에 발을 디디는 순간 김 군은 모노레일과 사랑에 빠졌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모든 게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생각보다 소리와 진동이 적어 편안했고. 전동차 아래 지나가는 경치에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지난 3개월 동안 김 군의 모든 관심은 3호선이었다. 1주일에 한두 번씩 꼭 모노레일을 타야 직성이 풀렸다. 혼자 버스를 타고 가 3호선으로 갈아탈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 전동차를 한번 타면 꼭 30개 역을 모두 둘러본다. 절대 자리에 앉지 않는다. 창가에 서서 둘러봐야 대구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군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는 신남역이 가장 좋다"며 "팔달교와 대봉교, 팔거천을 지날 때 풍경은 정말 환상적"이라고 손꼽았다.
현우 군은 3호선에 대해 모든 것이 궁금했다. 신문기사, 블로그, 인터넷카페 등에서 자료와 사진 등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에서 음성파일로 된 역 안내방송을 파일로 내려받아 들으면서 역 이름을 외웠다. 휴대전화 벨소리는 도시철도공사 로고송이고, 배경화면은 '디트로'(DTRO) 로고다.
3호선을 소개하는 기사를 발견하면 따로 모았다. 방송에서 3호선 관련 뉴스나 영상만 나오면 하던 공부도 제쳐놓고 TV 앞으로 달려갔다. 학교 에 갔다오면 3호선 뉴스가 있는지 묻는 것이 일상이 됐다.
김 군은 "외운 30개 역을 직접 타면서 확인하고 스케치북에 역 이름과 간격, 내리는 방향 등 정보를 빼곡히 적어 벽과 문에 붙였다"며 "모노레일 전동차를 종이에 그린 뒤 오려서 모양을 만들어 방 안에 전시해놓았다"고 말했다.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도시철도공사 본사를 직접 방문, 홍승활 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모노레일 전동차의 가격과 무게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지난 기말고사 때 반(26명)에서 1등을 할 정도로 학업에도 열심인 김 군의 꿈은 도시철도 기관사다. "대구를 방문하면 꼭 3호선을 타봐야 한다"고 당부한 김 군은 "앞으로 철도대학에 진학한 뒤 도시철도공사에 입사해 꼭 전동차를 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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