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국회의원은 부산 사하구 을이 지역구다. 15,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떨어졌으나 17대 선거에서는 부산에서 유일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했다. 이어 18, 19대는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후보로 당선해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조버럭' '조포스' 등으로 통한다.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국회 청문회에서 얻은 별명이다. 당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있습니까? 그런 쇠고기 있으면 나한테 좀 주세요"라며 업무도 제대로 모르면서 왜 장관직에 앉아 있느냐고 강한 어조로 추궁했다. 이 동영상이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누리꾼이 붙인 것이다.
또, 쇠고기 수입 촛불집회 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제 기준에 맞는 대통령이 될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하는 등 여러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지속적으로 문재인 대표를 비난해 당 분열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당 내외 가릴 것 없이 나름의 소신을 보인 것이다.
그 조경태 의원이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별명처럼 강력한 포스를 드러냈다.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떠오른 국회의원 정수 늘리기에 대해서다. 그는 "(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국민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지는 주장이라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또 "비례대표제는 한국 정치사에서 공천 장사, 계파 정치의 수단이자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며 "여야는 비례대표제 폐지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민은 소신 있는 국회의원, 소신 있는 장관과 고위공직자를 요구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소신은 대개 돌출 행동으로 보여 징계를 받거나 쫓겨나기 일쑤다. 이번 국회의원 늘리기만 해도 야당은 찬성, 여당은 반대한다. 문제는 이 찬반이 국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실제로는 서로 손익계산을 따져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여당은 대다수 국민 뜻과 비슷하다는 명분이 있지만, 의원 수를 늘리면 야당에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음을 가릴 수는 없다. 어쨌든 조 의원의 발언 내용은 국회의원치고는 오랜만에 국민의 뜻과 가까운 것이었다. 국회의원의 여러 임무 가운데 '국민 속 시원하게 하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쯤은 불볕더위를 식힐 소나기도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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