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천연가스 3,600t·가스하이드레이트 6억t '바닷속 보물'

입력 2015-07-29 01:00:00

올해 탐사 마무리…내년 3조원 들여 생산 시설 구축

경북도와 포항시가 동해안에 매장된 천연가스
경북도와 포항시가 동해안에 매장된 천연가스'가스하이드레이트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섰다. 포항'영덕 중심으로 국내 최대 환동해 국가자원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것. 포항 영일만항과 그 앞바다 모습. 포항시 제공

경상북도가 동해에 매장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동해안 포항권을 국내 최대 환동해 국가자원개발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항 앞바다에 11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천연가스 3천600만t이 묻혀 있고, 가스하이드레이트도 6억t이나 매장된 것으로 한국석유공사의 시추 결과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인정되고 있어 경북 동해안이 '동해 천연가스 생산기지'로 이름을 올릴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경북 동해안은 자원개발 전초기지

경북도가 미래전략과제로 동해 천연가스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 것은 지난 2007년 한국석유공사와 동해 심해 탐사를 위한 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한국석유공사는 호주의 우드사이드사와 공동으로 수차례 탐사시추한 결과, 포항'경주'영덕 앞바다에서 50㎞ 떨어진 지점(8광구'6-1광구)에 3천600만t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2004년부터 가스와 원유 채굴이 이뤄져 온 울산 앞바다 동해-1 광구의 8, 9배에 이르는 양이며, 국내 1년 소비량의 1.3배, 경북도가 2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경북도는 추산했다.

현재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말까지 마지막 탐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며, 사업성이 인정되면 모두 3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내년 상반기 중 생산시설을 구축한 뒤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는 향후일정을 짜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울릉도~독도~포항 앞바다를 잇는 삼각 벨트에 6억t가량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사실도 확인했다. 대한민국 전체가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도는 천연가스와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경제적 가치를 각각 11조원과 15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북도는 동해안 천연가스 및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생산이 본격 가동되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환동해 북방 유라시아 자원기지 개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북 동해안을 국가 자원개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환동해 북방 유라시아 자원기지 개발'과 '국가자원개발산업 클러스터 조성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경북도 이인선 경제부지사는 "에너지를 가진 나라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조류를 감안, 선진국에서는 자원개발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경북 동해안의 자원기지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국가사업화로 연결시키겠다"고 했다.

◆철강에서 자원으로, 포항도 바뀐다

포항시는 최근 불황에 허덕이는 철강산업을 대체할 미래전략산업으로 '자원산업'을 꼽고 있다. 포스트 철강을 이끌 신성장 미래 산업으로 '해양자원' 분야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 철강경기의 침체 속에 포항 경기가 좀처럼 맥을 쓰지 못하면서, 포항시가 전략산업 발굴에 나서 찾아낸 신성장 동력이다. 포항시는 철강과 자원을 두 개의 중심축으로 삼아 포항경기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포항시는 3천600만t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포항'경주'영덕 앞바다에서 50㎞ 떨어진 지점(8광구'6-1광구)에 대한 탐사시추가 올 연말 마무리되면, 사업성과 경제성 등을 분석한 뒤 본격적인 가스생산을 위한 시설 건설 타진에 나설 예정이다. 시는 가스를 육지로 끌어오는 육상시설이 지리적'경제적으로 봤을 때 포항이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 천연가스가 매장된 지점과 포항과의 거리는 90㎞로, 전문가들은 이를 가장 이상적인 거리로 보고 있다.

경제성만 판단되면 한국석유공사는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생산시설 건설에 나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모두 3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포항시는 천연가스 비축 및 공급화를 위해 100만㎡에 이르는 부지를 별도로 확보했고, 앞으로 안정적인 LNG공급을 위한 저장공간 규모도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 8~12기에 이르는 액화시설이 건설되면 경북 전역이 LNG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포항시는 설명했다.

포항시는 자원산업이 해양플랜트 산업의 활황도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포항은 포스코 등 해양플랜트 산업을 주도할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즐비해 포항시내에서 관련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빠르게 정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혁원 포항시 정책기획과장은 "철강일변도의 산업에서 자원이라는 또 하나의 큰 산업이 더해진다면 포항경제가 갖는 경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경북도, 한국석유공사 등과 공동으로 발을 맞춰 자원 및 해양플랜트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세금 곳간도 넉넉해진다

경북도는 동해안 가스전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저에 있는 가스도 지역자원으로 보고 개발권자에게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천연가스에 대한 지방세를 부과하는 법 개정에 나섰으며,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새로운 세수가 경북도 곳간에 채워질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 김교일 세정담당관은 "지역 내 자원을 채굴해 가는 행위에 대해 매기는 지방세인 '지역자원시설세'는 지하자원'수자원'해저자원에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동해에서 채굴해 가는 가스도 경북의 해저자원이어서 당연히 지역자원시설세가 부과되어야 한다"고 했다.

경북도는 행정자치부와 지방세법 개정에 관한 협의를 마쳤고, 조만간 국회를 통해 입법화가 될 예정이다. 가스전 양산 직전인 2016년부터 개정법이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경북도는 가스 판매가액 기준으로 과표를 정하며, 이를 기준으로 판매액의 1%를 지역자원시설세 세율로 한다는 방침이다. 납세자는 가스 생산 회사다.

현재 육상 광물자원 채굴에 대해서는 판매액의 0.5%를 지역자원시설세로 부과하고 있다. 경북도는 해저자원은 어로 제한'어족자원 고갈 등의 폐해를 일으키는 만큼 육상 광물자원의 2배에 해당하는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경북도는 동해 가스전에서 2017년 이후 매년 1천100억원의 새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돼 형성된 고체 에너지. 해저의 고압 저온 상태에서 물분자 간 수소 결합으로 형성되는 3차원 격자 구조로 형성돼 있다. 상온'상압 상태에서는 바로 물과 가스로 분리된다. 1㎥ 가스하이드레이트 안에는 약 170㎥의 가스가 함유돼 있어서 불을 붙이면 불꽃을 내며 탄다고 해서 일명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매장량이 많고 공해가 없어 차세대 에너지로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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