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위해 용퇴를" "왜 市가 인사 왈가왈부?"

입력 2015-07-28 01:00:00

경산시·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소장 재임용 문제 놓고 신경전

"3년 임기를 마쳤으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경산시)

"인사권이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경산산단공) 이사장에게 있는데 시에서 개입하고 왈가왈부 하느냐?" (경산산단공)

경산시와 경산산단공이 공단 환경관리소 소장 재임용(계약 연장)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시와 경산산단공은 1999년 경산산업단지내 공공시설물 위탁 협약서를 체결했다. 내용은 시가 경산산단공에 환경관리소(소각장) 운영과 경산산단 내 가로 청소 및 공원관리 업무를 위탁한다는 것이다. 이 위탁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시에서 경산산단공에 지원해주는데 지난해 14억원, 올해 15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경산산단공의 전무이사와 환경관리소장 자리는 시가 결정해왔다. 정년을 앞두고 명예 퇴직한 4급, 5급 공무원을 추천하면 경산산단공 이사장이 임용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30일 자로 임기가 끝난 환경관리소장 P씨(전 경산시 5급 출신)의 재임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갈등이 나타난 것.

P씨는 최영조 경산시장과는 고교 동기이고, 윤진필 경산산단공 이사장의 고교 후배인데 경산산단공의 환경관리소 운영 규정에는 '환경관리소장 임기는 3년으로 한다'고 돼 있다.

시는 P소장이 후배 공무원들의 인사 적체 해소 차원에서 임기를 마치는 지난달 30일 자로 용퇴해줄 것을 권유했었다. 하지만 P씨는 이를 거부했고, 경산산단공 이사장은 P씨를 지난 1일부터 내년 3월까지 소장으로 재임용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 P씨와 경산산단공 관계자를 만나 P씨의 용퇴를 권유했다. 하지만 산단공은 관례를 깨고 P씨를 환경관리소장으로 재임용했다"고 발끈했다.

P소장이 재임용되자 의회도 반발하고 나섰다. 이철식, 윤기현, 허순옥 의원 등은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경산시가 환경관리소 운영비 및 소장을 비롯한 20명 직원에 대한 인건비 등으로 15억원 넘는 돈을 주고 있는데 시의 뜻대로 하는 것이 맞지 않느나"며 "시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인 만큼 인사를 바로잡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산산단공 윤진필 이사장은 "환경관리소 소장의 인사권은 이사장에게 있는 만큼 경산시에서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임기가 다른 경산산단공 이사장과 전무이사(내년 3월), 환경관리소장(지난 달말)의 임기를 다함께 내년 3월로 통일하기 위해 P씨의 임기를 그때까지 연장했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경산산단공 환경관리소는 진량읍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14t, 경산산단내 발생하는 3t 등 하루평균 17t의 폐기물을 소각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