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첫 만남'치고는 시기가 참 얄궂었다. 하지만 감상에 젖어 있을 여유는 없었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는 게 나은 법이다. 15년 동안 '푸른 피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한화 배영수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도 그렇게 했다.
삼성이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한 배영수에게 시즌 네 번째 패배를 안기며 8대3으로 승리했다. 전날 경기를 KIA에게 내주면서 2위에게 0.5경기 차이로 쫓겼던 삼성은 시즌 51승 36패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배영수와 삼성의 맞대결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배영수가 선발로 예고됐던 4월 16일 대전 경기는 비로 순연됐고, 선발 로테이션상 등판 순서였던 5월 14일 대구 경기는 김성근 감독의 변칙 투수 기용 탓에 무산됐다. 친정 팀과의 첫 대결이 된 이날 경기도 전날 내린 비로 배영수의 등판이 하루 미뤄지는 바람에 이뤄졌다.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경기였으나 배영수는 꽤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1회 나바로에게 맞은 좌월 2점홈런을 제외하면 4회까지는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와 4회에는 각각 2사 후 볼넷'안타를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배영수는 이로써 KBO리그 역대 6번째로 1천900이닝도 돌파했다.
호투하던 배영수를 흔든 것은 자신의 경북고 후배, 김상수였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상수는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6월 27일 kt전 이후 첫 도루였다. 결국 배영수는 구자욱에게 적시타를 맞고 나서 박정진과 교체돼 7경기 연속으로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옛 동료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삼성 타자들은 한결 마음이 편해진 듯 집중력을 뽐내면서 2점을 더 달아났다. 박해민의 희생번트가 투수 에러로 이어지면서 무사 1'2루가 됐고, 나바로가 2루타로 주자들을 불러들였다. 또 6회에는 2사 1'2루에서 박해민의 2타점 3루타가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3득점, 나바로는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5경기에서 3패만 기록했던 타일러 클로이드는 6이닝을 5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7승 사냥에 성공했다. 2대0으로 앞선 채 시작한 1회 수비에서 2안타 2사사구와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에는 타선 지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선발 투구)는 지난달 11일 한화전 이후 처음 달성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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