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셀마/종이 달/난 그녀와 키스했다

입력 2015-07-24 01:00:00

##셀마

킹 목사 참정권 운동 벌이던 중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 총에…

1965년의 미국은 인종차별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던 사회였다. 노예가 해방된 지 100여 년이 되어가고 흑인의 참정권이 헌법에 보장됐음에도 백인들의 협박으로 흑인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이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앨라배마주 셀마로 내려가 흑인 참정권 운동을 벌인다. 하지만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비협조와 조지 윌래스 앨라배마 주지사의 방해공작으로 킹 목사의 운동은 난항을 겪고, 그 와중에 흑인 청년 지미 리 잭슨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분개한 흑인들이 킹 목사를 중심으로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평화행진을 결행하던 중, 행진 참가자였던 백인 목사 제임스 리브가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흑인인권운동의 거센 불길은 전역으로 번진다. 아카데미영화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었고 'Glory'로 주제가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인종차별범죄가 횡행하는 지금, 킹 목사의 흑인인권운동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종이 달

버블경제 꺼진 일본…돈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일상 그려

버블 경제가 꺼져버린 1996년 일본에서 벌어진 금융사기 사건을 소재로 하는 범죄 드라마.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은행원으로 살아가는 리카(미야자와 리에)는 우연한 계기로 대학생 고타(이케마쓰 소스케)를 만나 사귄다. 고타가 거액의 빚을 졌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리카는 과감한 짓을 저지르는데, 은행 문서를 위조해 고객의 예금을 빼돌리는 것이다. 리카는 그 후로도 멈추지 않고 더 많은 돈을 횡령해 화려한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비싼 음식, 고급스런 옷과는 상관없이 그녀의 삶은 조금씩 공허해지고 메말라간다.

영화는 서스펜스를 강화하며 범죄 행위를 폭발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돈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일상적 행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더욱 서늘한 느낌을 전한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도 우울해하는 리카의 모습은 진정한 행복을 잊어버린 돈 중심의 비인간적인 현대사회의 모습이다. 영화는 허무하고 슬픈 현대인의 초상을 제대로 담는다.

##난 그녀와 키스했다

동성애자 남성이 어느 날 이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코미디

동성애자 남성이 어느 날 이성애자가 되어 커밍아웃하는 사건을 담은 프랑스 코미디. 제레미는 어느 날 아침 낯선 공간에서 깨어나는데, 그의 옆에는 금발의 스웨덴 미녀 아드나가 잠들어 있다. 당황한 제레미는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온다. 그가 소스라치게 놀란 이유는 그가 10년 된 동성애인과 결혼을 앞둔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제레미는 애인 앙트완과의 관계에서 발기부전 증상을 경험하고, 계속해서 애인관계에 문제가 생기자 아드나를 다시 만나보기로 한다. 아드나와 재회한 제레미는 그녀와의 키스만으로 발기 현상을 경험한 뒤 혼란을 느낀다. 이참에 동성애자에서 이성애자로 커밍아웃하는데, 주위사람들이 보여주는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영화는 이성애 커밍아웃이라는 황당 사건을 통해 성적 정체성은 고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많은 나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진지한 성 정체성의 문제를 코믹한 시선으로 그리며 친근한 사건으로 만들고 있는 현상은 바람직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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