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전혀 달갑지 않은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86경기를 치르면서 피홈런이 103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이는 팀 동료 타자들이 때려낸 홈런 수에 단 3개 모자라는 수치이다. 비록 1경기를 덜 치르기는 했지만, 71개로 이 부문 최소 1위인 NC보다 30개 이상 많다.
경기당 1개 이상의 피홈런은 최근 통합 4연패 기간에는 없었던 일이다. 삼성은 133경기를 치른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92개, 65개에 불과했다. 128경기를 소화한 2013년과 2014년 역시 각각 98개와 120개에 그쳤다.
더불어 삼성 투수들은 개인 피홈런 순위에서도 대거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차우찬이 20개로 1위, 장원삼이 19개로 3위, 윤성환이 15개로 4위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역대 시즌 최다 피홈런(2009년 한화 안영명의 34개) 신기록을 작성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 좋지 않은 것은 외국인 투수와 불펜도 홈런공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피가로는 최근 2경기 3피홈런으로 시즌 13개이고, 클로이드는 최근 3경기 5피홈런으로 시즌 10개를 채웠다. 추격조인 우완 김기태는 16이닝만 던지고도 6개의 홈런을 뺏겨 다승 4위 장원준(두산)의 5개보다 더 많다.
피홈런 숫자가 늘어나는 데에는 구속, 제구력 저하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팀 투수들이 거의 기교파라고 볼 수 있는데, 기교파는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장타를 많이 맞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삼성 내야진이 리그 최상위권의 수비력을 갖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삼성은 2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도 차우찬이 홈런 3방에 무너지면서 2대7로 패했다. 차우찬은 1회 김민우에게 1점, 이범호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데 이어 3회 백용환에게 2점 홈런을 내주는 등 6이닝 7실점하고 교체됐다. 1경기 3피홈런은 이달 4일 LG전을 포함해 벌써 두 번째다.
차우찬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2회 선두타자 김호령이 친 타구는 3루수 박석민의 글러브를 맞고 파울지역으로 굴러갔으나, 이 공을 잡은 유격수 김상수가 어이없는 '패대기 송구' 실책을 저질러 타자 주자가 홈을 밟았다. 지난해 실책이 14개에 그쳤던 김상수의 시즌 13번째 실책이었다.
삼성 타선은 KIA 선발투수 양현종과 불펜에 꽁꽁 묶여 7안타에 그쳤다. 0대7로 뒤지던 5회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와 구자욱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았으나 더는 간격을 좁히지는 못했다. 삼성은 후반기 첫 3연전을 루징시리즈(1승 2패)로 마감했으나 2위 두산도 이날 패하는 바람에 1위는 지켰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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