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생채기만 남긴 롯데그룹

입력 2015-07-22 05:00:00

마트 입점 놓고 밀고 당기기, 주민 찬반 갈려 수년째 논란

요즘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을 놓고 포항이 시끄럽다. 이런 소란은 처음이 아니다. 포항 곳곳에서 롯데그룹과 포항시의 밀고 당기기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동빈내항을 세계적 도심 미항으로 가꾸려던 포항시는 2010년 롯데에 특급호텔 설립을 제안했다. 롯데는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후 포항시는 영일대해수욕장 내 호텔 및 아울렛 건립을 롯데에 의사타진했으나 이 또한 장소가 좁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포항시와 롯데의 악연은 2013년부터 다시 불거졌다. 당시 남구 상도동 상도지구 유통시설부지 개발을 진행하던 ㈜코람코자산신탁은 연면적 3만2천650㎡ 규모의 롯데마트 또는 롯데아울렛을 짓기로 하고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이번에는 포항시가 영세상인 보호를 이유로 반려했다. 양측은 행정소송에 들어갔고 재판부는 상도지구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롯데 측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포항시는 상도지구건에 대해 토지구매가 전부 이뤄지지 않았고, 상인들과의 협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시계획실시인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롯데는 또 북구 두호동 복합상가 내에 마트를 짓기 위해 1만7천179㎡ 규모의 유통시설 건립을 신청했다. 포항시는 역시 지역 상권보호를 위해 반려했으며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현재 주민 간에 찬반이 갈려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포항의 롯데그룹 계열 유통시설로는 남구 지곡동 롯데마트와 북구 학산동 롯데백화점이 있다. 이 중 롯데백화점은 2013년 싱가포르 기업에 건물을 매각하고, 현재 임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입지조건이 훨씬 좋은 곳으로 옮기기 위한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는 롯데가 백화점을 옮기면 해당 지역의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롯데의 영업형태에 극도의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롯데는 지역사회 발전은 어찌 됐든,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사업만 하겠다는 이기적인 행태만 보이고 있다"며 "딱히 롯데라서 유통시설을 못 짓게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공세에서 소상공인 및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백화점'아울렛과 마트 부분은 분리된 별도 법인이라 합작해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 우연이 겹쳤을 뿐, 포항지역 상권을 독점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형유통시설이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는데, 일자리 창출 및 주변 상권 개발 등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