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살충제 사이다' 사건 진실은?

입력 2015-07-20 05:00:00

평화롭던 작은 마을 쑥대밭, 사건 이후 외부인 접촉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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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살충제 사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8일 용의자로 긴급체포한 A할머니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사건이 벌어진 상주 공성면 금계1리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 동네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추가 물증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그마한 농촌 마을. 평화롭기 그지없던 상주 공성면 금계1리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한가족처럼 지내던 할머니들이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마시고 쓰러진 것이 엊그제인데, 살충제를 사이다에 넣은 장본인으로 역시 이웃 할머니가 지목돼 구속영장이 신청된 때문이다.

상주 '살충제 사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8일 A(82) 할머니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금계1리 마을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A할머니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경찰 역시 아직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주민들은 경찰이 추가로 증거를 확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민들은 "A할머니가 피해 할머니들과 오랫동안 마을회관에서 잘 어울려 왔고 특별히 갈등을 빚지도 않았다"면서 "A할머니가 다소 내성적이긴 했지만 정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고 주민들과도 관계가 원만한 너무 착한 할머니"라고 입을 모았다.

K(78)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마을 주민 모두가 용의자가 돼 경찰수사에 응하면서 얼마나 분위기가 삭막했는지 모른다"면서 "경찰이 A할머니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상상도 못한 일이어서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살충제 사이다 사건 이후 외부인들과 접촉을 꺼리고 있다. 일부 주민은 아예 집을 비운 채 가족이나 친척이 사는 다른 지역으로 떠나버렸다. 이 때문에 마을은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한 주민은 "말 꺼내기조차 무서운 독극물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니 주민들이 너무나 황당해하고 있다"면서 "홀로 사는 일부 주민은 너무 무서워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 주민들은 "무엇보다 A할머니가 그런 일을 했다면 어떤 이유가 있었을 텐데 우리 마을 사람들은 그 부분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전하고 있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회관은 할머니 10여 명이 사실상 운영하고 사용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마을회관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할머니들만 아는 갈등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주민 H씨는 "A할머니가 다른 할머니들과 어울리면서 10원짜리 화투를 치다가 말다툼을 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만한 일은 다른 동네에서도 너무나 흔한 일이며 그런 이유로 친구들을 해쳤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범행의 진실이 밝혀져 예전의 살기 좋았던 마을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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