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맨' 박준영 이탈…9월 거사說 현실되나

입력 2015-07-17 05:00:00

비노 '野 엑소더스' 가시화

새정치민주연합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직자 출신 당원 100여 명의 집단탈당에 이어 호남의 3선 광역단체장 출신인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전격적으로 탈당,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당내 비노그룹이 원내교섭단체(20명) 구축을 목표로 9월쯤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거사설'마저 돌고 있어 야권발(發)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야 신당 '9월 거사설' 고개

'DJ맨'으로, 중량급 인사인 박 전 지사의 '선도 탈당'으로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부터 만만치 않은 동요가 감지된다. 박 전 지사는 전날 일부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나라도 먼저 나가 있겠다"고 결심을 밝혔다고 한다.

그의 탈당이 추가적인 '엑소더스'로 이어질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앞서 박 전 지사는 지난 8일 박주선 의원을 비롯해 정대철 상임고문, 정균환 전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과 '5인 회동'을 갖는 등 이들과 신당 문제에 대해 교감해왔다.

현재로선 '태풍의 눈'과 같은 폭풍전야의 긴장감 속에 탈당파'신당파 그룹은 타이밍을 재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무엇보다 현역 의원이 결행할 경우 충격파의 크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서 현역의원 탈당자 '1호'로 거론돼 온 박주선 의원은 "혁신위 활동에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신당은 불가피한 흐름이며 탈당 흐름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 나름대로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 주변에서는 당 혁신안 발표 스케줄에 맞춰 9월 원내교섭단체 구축을 목표로 한 집단탈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거사설'도 나돈다.

현재 신당 추진 움직임은 '천정배 세력'을 포함, 몇 갈래로 나뉘어 있다. 각 신당그룹은 일단 각개약진하며 파이 키우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결국은 신당 흐름이 하나로 모여 갈 것이다"며 "신당파의 공통된 문제인식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가 당을 장악한 구조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흔들리는 제1야당, 신당 파괴력은

신당파가 내년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하면서 새정치연합으로선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들마저도 긴장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당의 파괴력을 아직 예단하긴 어렵다. 참신한 인물군 없이 현재 거론되는 기성 정치인들이 '말'을 갈아타는 수준이라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 여기에 김한길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노 진영 내 거물급 인사들의 거취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월 재보선도 야권 지형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재보선 원인제공 시 해당 지역에 무공천하기로 한 당 혁신안에 따라 10월 호남 재보선 지역이 무주공산이 되면서 신당 세력이 호남에 진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무엇보다 혁신안의 향배가 중대 변수로 꼽힌다. 고강도 혁신안으로 제1야당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한다면 분당이나 신당 움직임이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대규모 물갈이 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히려 현역 의원들의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 글에서 "(이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문 대표가 박 전 지사의 움직임을 알았을 텐데 단 한 번이라도 소통했을까요. 지금 문 대표는 대권 후보의 길이 아니라 당 대표로 당을 추슬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광준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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