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모욕 발언으로 대구경북의 분노를 사고 있는 김무성 대표가 '해명'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것이 더 기가 막힌다. 지난 대선 때 정권 재창출에 결정적 공을 세운 대구경북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 길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고, 이런 절박감에서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말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는 '이해해 달라"고 했다.
무엇을 이해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비경상도권의 시각과 사고를 가져야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는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비경상도권적 시각과 사고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김 대표의 해명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절박감에서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말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가 그렇게 절박하다면 최대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 먼저 고개 숙여 변함없는 지지를 읍소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해해 달라'고 얼버무릴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에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대구경북 의원들의 '저자세'이다. 자신들을 대놓고 '동메달'이라고 모욕을 준 김 대표에게 대구경북 의원 전체 명의의 항의나 사과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 이병석 의원이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긴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아리랑의 가사를 바꿔 "대구경북 버리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 발병 난다"고 흥얼거려 자신의 사과 요구를, 나아가 대구경북의 격앙된 민심을 희화화(戱畵化)하고 말았다.
조원진 의원도 김 대표의 발언 직후 "14일까지 당직 인선을 지켜보고 (대구경북을) 차별하면 대구경북 의원이 모두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다. 조 의원도 김 대표의 발언이 "명백한 실언"이라며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러나 그가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된 것에 비춰볼 때 그 말이 김 대표를 향한 것이 아니라 지역 유권자를 무마하기 위한 '립서비스'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다른 의원들은 그런 제스처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무기력한 지역 국회의원들은 내년에 다시 배지를 달아달라고 할 것이다. 이제 지역 유권자가 결단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