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 천렵·낚시·물놀이…추억거리도 만들어야죠
어디로 떠나느냐에 못지않게 무엇을 하면서 노느냐도 중요하다.
콧노래를 부르며 캠핑장에 왔지만, 텐트 치고 밥 먹으니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야외에서 먹는 음식이 꿀맛일지언정 먹기만 하고 일상으로 돌아온다면 캠핑을 떠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캠핑 마니아와 동호인들에게 물어봤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가족들이 캠핑하면서 쉽고 편하게 그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거리를 소개한다.
◆낚시를 해보자
이항영(31)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캠핑을 다녔다. 이 씨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곳을 다녀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씨가 기억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청도에 캠핑 가서 아버지와 반두를 들고 했던 낚시다. 그날 조황이 좋진 않았지만 이 씨는 낚시 그 자체로 즐거웠다.
캠핑 전문가들은 캠핑장 근처에 호수나 강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낚시를 해볼 것을 권한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어린 시절 이 씨처럼 반두를 들고 즐길 수도 있고, 페트병을 잘라 통발을 만들어 설치하는 것도 좋다. 만약 수심이 깊은 곳이 있다면 자녀와 함께 루어 낚시를 한다면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맛보여 줄 수 있다.
캠핑 동호인 김정기 씨는 "캠핑장에 있는 계곡 등 아이와 갈 만한 곳은 조과가 좋지 않은 편이라 추억을 쌓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캠핑장 인근 낚시 포인트를 미리 알아두고 차로 이동해 루어 낚시를 즐기면 조과도 올릴 수 있고 재미도 있다"고 했다.
캠핑 마니아 서영학(내일투어 대구지사장) 씨 역시 "낚시할 수 있는 곳으로 캠핑을 떠나면 낚시하는 재미도 있지만, 잡은 물고기로 즉석에서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며 "캠핑 가서 꼭 낚시를 해보길 권한다"고 했다.
◆여름엔 물놀이지
더운 여름날 낮에는 물놀이만한 놀거리도 없다. 뻔하게 물장구치며 놀기보다는 물놀이 용품을 다양하게 준비해 캠핑장 인근 계곡이나 개울을 우리 가족을 위한 미니 워터파크로 만들어 보자.
바캉스 시즌을 맞아 대형마트는 벌써부터 물총, 미니 수상 비행기 등 수상 장난감을 다양하게 마련해뒀다. 게다가 각종 캐릭터 튜브 풀장, 미끄럼틀 풀장 등 아이들이 보는 것만으로 즐거워할 제품도 많다.
김정기 씨는 "쉽게 싫증 내는 아이들 특성을 고려해 준비해간 물놀이 용품을 한 번에 다 내어주기보다는 순차적으로 내어주면 하루 종일 즐겁게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만을 위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성인을 위한 물놀이 용품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가족과의 캠핑 때는 물론이고 친구와 떠난 캠핑 때도 유용하다.
한동길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 영업팀장은 "올해는 성인이 사용하는 물놀이 용품 중 하나인 카약, 보트가 바캉스 시즌에 맞춰 구매 문의와 판매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물놀이 용품 몇 가지만 잘 준비해서 휴가를 떠나도 놀거리가 풍성해질 수 있다"고 했다.
◆보드게임을 해보자
가족과 함께 가는 캠핑에 윷놀이나 보드게임을 준비해 가면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보드게임은 별도의 전원이 필요치 않으며,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보드게임을 활용하면 가족끼리 팀을 나눠 승부를 겨루거나, 간단하게 끝나는 복불복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사실 캠핑과 보드게임은 찰떡궁합이다. 2013년에 방송된 SBS드라마 '상속자들'에 나온 장면을 보면 캠핑과 보드게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알 수 있다. 드라마 속 캠핑에 참여한 등장인물들은 저녁에 함께 모여 보드게임을 즐긴다. 이때 게임에 참여한 친구들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도 다양한 형태로 서로 대화를 나눈다. 드라마에서처럼 보드게임은 게임도 즐기면서 가족 간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국민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젠가도 캠핑장에서 재미를 더한다. 젠가는 나무블록을 쌓아놓은 탑에서 블록을 하나씩 빼내 위로 올리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탑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긴장감이 스릴을 더한다.
김정기 씨는 "낮에는 물놀이하면 되지만 밤이면 뭘 해야 하나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보드게임을 준비해 가면 낮에 물놀이하며 지친 몸을 쉬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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