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가득 자연의 편안함, 거닐고 싶은 힐링의 공간
17(금)일부터 31일(금)까지 동원화랑에서 열리는 김상우 개인전의 주제는 '언덕'이다. 언덕은 하늘과 가깝고 땅과도 가깝다. 언덕의 강렬한 햇빛, 그 햇빛을 받고 선 강변의 여름나무들, 호젓한 오솔길 등 자연의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겨 놓았다.
그림 속 풍경의 의미는 '여행'이다. 작가가 캔버스 위에 물감의 층을 붓질로 덧입혀 가상의 공간이나 실제 존재하는 곳을 구현하면 관람자는 그림 속의 장소로 여행을 떠난다. 현대인은 콘크리트 속에 둘러싸인 도시공간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정감 있는 나무가 있고, 포장되지 않은 언덕길이 있고, 하늘이 있고, 바람이 있는 시골이 마음의 고향이다. 그래서 '고향'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시골을 떠올리게 된다.
김 작가는 이전에는 도시풍경을 주로 그렸다. 도시풍경이 자동차가 있고 건물도 있는 '현실의 공간'이라면 옛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언덕길은 어쩌면 '이상의 공간'이다. 도시생활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인 것이다.
김 작가는 이전 전시에서 가급적 감각적인 표현이나 터치를 자제하고 현실감 있는 사실주의 화풍을 지향했다. 그림으로서의 풍경보다는 실제공간과 같은 현실성을 살려 관람자가 그림 안으로 빨려 들어가 그림 속의 길을 거닐고 싶도록 표현했다.
김 작가는 "나는 하늘과 땅이 가까운 언덕이 좋다. 세상살이 힘든 사람들이 땅에 발을 딛고 이따금 하늘을 보며 그림 속의 언덕에 올라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우는 중앙대 예술대학을 졸업했으며 상트 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국립미술학교 회화과 및 중앙대학원을 수료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구미술대전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다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053)423-1300.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