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1명 사망·2명 위독…CCTV 외부인 출입 흔적 없어
살충제가 섞인 음료수를 나눠 마신 할머니 6명이 숨지거나 중태에 빠진 사건(본지 15일 보도)과 관련, 경찰은 마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의 고의적인 범행으로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15일 "상주의 마을회관이 도로에서 400~500m가량 안쪽에 위치한 만큼 외부인의 소행보다는 마을 주민 간의 갈등이나 원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마을회관에는 CCTV가 없어 진출입로의 CCTV 영상을 살펴본 결과, 특별한 외지인의 출입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병의 마개가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바뀌어 있던 점으로 미뤄 누군가 자양강장제 병에 살충제를 담아온 뒤 음료수와 섞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두 병의 뚜껑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용의자의 나이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마을회관에 CCTV가 없고 문을 잠그지 않는 점을 감안해 외부인의 짓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이다병에서 발견된 살충제는 지난 2012년 판매가 중지된 맹독성 농약이다. 냄새나 색깔이 없어 피해자들이 별다른 이물감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냉장고 안에 남아있던 1.5ℓ 탄산음료 2종에도 살충제가 포함됐는지 대구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정밀 분석 중이다. 또 마을 주변 농약상 6곳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할머니 6명 가운데 15일 오전 정모(86) 씨가 숨졌고, 나머지 5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신모(65) 씨와 민모(83), 이모(88)씨 등은 위 세척 후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라모(89) 씨는 의식이 없으며 자가호흡도 불가능한 상태이고, 한모(77) 씨는 혈액이 산화되는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어 위독한 상태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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